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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을 지키는 수호신 위디, 오리온은 포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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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림을 지키는 수호신 위디, 오리온은 포기할 수 있을까

    제프 위디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은 2020-2021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센터 제프 위디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지난 9월에 열렸던 컵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몸 상태가 매우 좋아 구단의 기대치가 높았다. 경력도 화려했다. 위디는 미국의 농구 명문 캔자스 대학 출신으로 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도 다년간 활약했다.

    하지만 위디는 컵대회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고 이후 오랫동안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다. 수비에서 나름 장점을 보여줬지만 공격 공헌도가 부족했다. KBL의 특성상 외국인선수에게 득점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위디에게도 나름 고충은 있었다. 자신이 득점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골밑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패스 타이밍이 늦거나 가드와 2대2 플레이를 할 때 자신에게 공이 투입되는 경우가 적었다는 것이다.

    위디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컨디션이 올라오고 동료들과 호흡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외국인선수 교체 여부를 계속 고민해왔다. 위디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말도 공개적으로 했다.

    그러나 수비력만 놓고 보면, 특히 페인트존을 지키는 '림 프로텍터' 능력만 놓고 보면 위디는 시즌 초반부터 존재감을 뽐냈다.

    신장 211cm의 높이와 수비 센스를 자랑하는 위디의 골밑 사수 능력은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홈 경기에서 빛을 발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린 삼성은 주축 외국인선수 아이제아 힉스가 경기 시작 3분17초 만에 반칙 3개를 범해 위기에 빠졌다.

    외곽에서부터 수비를 흔들 수 있고 동료들과 연계 플레이도 잘하는 힉스가 빠지자 삼성의 공격은 단조로워졌다.

    공격의 루트는 골밑 혹은 외곽, 하지만 삼성의 골밑 공격은 위디의 높이 앞에 무기력했다.

    위디는 이관희의 레이업 시도를 블록했고 힉스 대신 투입된 케네디 믹스의 골밑슛을 두 차례 블록했다. 가드진의 도움으로 만든 득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리바운드 장악력 역시 뛰어났다.

    오리온은 1쿼터를 25대13으로 마쳐 주도권을 잡았다. 위디가 주역이었다. 1쿼터에만 8점을 넣었고 리바운드 7개를 잡았다.

    오리온은 전반을 40대26으로 끝내는 등 계속 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삼성에게는 힉스가 희망이었다. 힉스는 골밑에서 위디를 상대로도 존재감을 발휘하며 팀 공격을 풀어줬다.

    오리온이 11점차로 앞선 3쿼터 종료 6분41초 전, 힉스가 던진 회심의 골밑슛이 위디의 손에 걸렸다.

    힉스는 약 3분 뒤 공격리바운드 이후 골밑슛을 성공한 위디를 견제하는 과정에서 네 번째 반칙을 범해 코트에서 물러났다. 공수에서 힉스를 압도한 이 장면들은 이날 경기의 흐름을 상징했다.

    위디는 팀내 가장 많은 18득점에 9리바운드 4블록슛 2스틸을 기록해 오리온의 86대65 대승을 견인했다.

    위디의 최근 활약은 인상적이다. 출전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4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위디는 최근 6경기에서 평균 22분 남짓 출전해 13.8득점, 8.2리바운드, 2.7블록슛, 2.3스틸을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선수 가운데 득점은 9위에 불과하지만 수비 공헌 부문에서 위디를 따라갈 선수는 없었다.

    위디의 수비력은 많은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앞선 가드진이 돌파를 허용해도 뒷선에 믿음직한 '림 프로텍터'가 있다. 그동안 수비 부담이 많았던 파워포워드 이승현은 위디와 함께 뛸 때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

    오리온은 과연 언제까지 위디를 두고 교체 여부를 고민할까. 더 나은 득점력을 위해 섣불리 교체했다가는 위디의 공백에 따른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5연승을 저지한 오리온은 시즌 전적 15승10패를 기록해 안양 KGC인삼공사를 3위로 밀어내고 단독 2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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