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덴마크 선수단. 연합뉴스
조별리그 2연패를 당한 덴마크 훈련장에 기분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방문이다. 지난 13일 핀란드와 유로 2020 1차전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 삽입 수술 후 훈련장을 찾아 분위기가 처진 동료들을 격려했다. 러시아와 마지막 3차전을 앞둔 덴마크 선수단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덴마크는 기적을 만들었다. 에릭센에게 16강을 선물했다.
덴마크는 22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B조 3차전에서 러시아를 4대1로 격파했다.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따냈다. 덴마크와 핀란드, 러시아 모두 1승2패 승점 3점이 됐고, 골득실에서 덴마크가 +2를 기록하며 2위가 됐다. 유로 역사상 조별리그 첫 2경기를 모두 패한 뒤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은 덴마크가 처음이다.
에릭센의 웃음에 힘을 얻은 덴마크의 골 폭풍이 몰아쳤다.
전반 38분 미켈 담스고르(삼프도리아)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14분 유수프 포울센(RB 라이프치히)의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25분 실점했지만, 후반 34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첼시), 후반 37분 요아킴 멜레(아탈란타)의 연속 골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에릭센이 쓰러졌던 경기장. 선수들의 각오도 남달랐다. 포울센은 "내 생애 처음으로 힘들다고 뒤로 물러날 수 없는 경기였다"고 힘주어 말했다.
덴마크가 월드컵과 유로에서 4골을 넣은 것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나이지리아전 4대1 승리 이후 처음이다. 또 담스고르는 20세 353일의 나이로 골을 넣으며 월드컵과 유로에서 덴마크 최연소 골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열린 B조 3차전에서는 벨기에가 핀란드를 2대0으로 꺾었다.
벨기에는 후반 29분 핀란드 자책골에 이어 후반 36분 로멜루 루카쿠(인터 밀란)이 쐐기를 박았다. 핀란드를 상대로 1968년 10월 멕시코 월드컵 예선 6대1 승리 후 8경기 만에 승리를 거뒀다.
벨기에는 3연승 B조 1위를 기록했고, 핀란드는 1승2패 3위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