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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환영, 강간범은 안돼"…러, '죄수 부대' 만든다



국제일반

    "살인범 환영, 강간범은 안돼"…러, '죄수 부대' 만든다

    • 2022-08-11 09:56

    CNN 탐사보도…반년 버티면 사면·월 420만원 조건 제시
    열악한 수형생활 탓 솔깃…'총알받이 미끼' 이용당할 수도

    러시아의 교도소 감방. 연합뉴스러시아의 교도소 감방.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자국 전역의 교도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터로 보낼 병사를 선발 중이라고 CNN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한 달간 탐사를 거쳐 수감자 당사자와 가족·친지·인권단체 등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교도소 채용 대상에게는 단 6개월 복무로 남은 형기를 말소하고 죄를 사면해주는 조건이 제시된다.

    개인에 따라 10만~20만 루블(역 210만~420만 원) 수준의 월급도 제시된다. 사망시 가족에게 500만 루블(약 1억원)을 약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면 러시아 국경지대인 남부 로스토프주에서 2주간 훈련받은 뒤 우크라이나 최전방으로 파견되는 방식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현재 마약 관련 범죄로 복역 중인 한 수감자는 교도소에 밀반입한 휴대전화를 통해 CNN에 "(죄명) 살인은 괜찮지만 강간·테러범, 소아성애자는 안 된다"며 "여기서 400명이 지원했고, 이 중 50명이 뽑혀 감옥의 별도 격리장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기꺼이 참여할 의향이 있다"며 "운 좋으면 6개월 만에 나가는 건데, 거의 10년 갇히는 거랑은 차이가 크다. 물론 운이 좋았을 때 얘기다. 집에 가서 애들을 빨리 보고 싶다. 그런 것이 가능하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교도소 현장 채용'은 6월부터 시작돼 7월 들어 규모가 부쩍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5개월 넘게 전쟁을 치르면서 상당수 병력을 손실한 러시아가 교도소 죄수들을 대상으로 병력을 보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징집병을 최전방으로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내부 반발 우려로 전쟁을 위한 총동원령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방 군사당국 분석에 따르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에서는 지금까지 장병 7만5천 명이 전사하거나 다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이런 집계를 부인하고 있다.

    형기가 많이 남은 수감자라면 사면을 위해 위험한 도박에 뛰어들기에 십상인 형국이다. 러시아에서는 일단 기소되면 99%가 유죄판결을 받는다. 교정시설에서는 부정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방을 벗어나려는 수형자들의 욕구는 그만큼 크다.

    그러나 죄수들의 참전에는 막대한 위험성이 따른다.

    무엇보다 전장에 나서는 죄수들이 구체적인 계약서를 가족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 계약 조건이 무엇인지, 누구와 계약해서 어디에 소속되는지 아무런 정보가 없다. 6개월간 전장에서 버틴다 해도 사면 조건이 지켜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잔혹하기로 악명 높은 러시아 용병 단체 '와그너 그룹'이 채용의 배후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직접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2주 만에 훈련을 마치고 최전방에 내던져진 죄수 부대가 격렬한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오히려 '죄수 부대'가 총알받이 미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수감자 인권 단체를 이끄는 블라디미르 오세킨 대표는 "감옥에서 채용한 사람들이 먼저 전장으로 뛰어들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유도하고, 그 뒤에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서 공격을 폭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와 교정당국은 CNN의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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