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임금개혁에서 정년 연장까지? 尹정부 노동개혁 액셀 밟나



경제 일반

    임금개혁에서 정년 연장까지? 尹정부 노동개혁 액셀 밟나

    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김민재 기자


    [앵커]
    윤석열 정부의 노동 정책 개편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주52시간제를 유연화해서 연장근로 단위를 1년까지 늘리고요. 호봉제 축소를 위한 각종 방안도 오늘 나왔는데요.

    노동 문제 담당하는 김민재 기자에게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재 기자!

    [기자]
    네 저는 지금 고용노동부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네 오늘 개편안을 내놓은 곳이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곳이더라구요. 여기가 어떤 곳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여기에서 나온 권고안, 정부가 그대로 따르는 건가요?

    [기자]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이름이 기니까 이제부터 '연구회'라고 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금, 교육과 함께 노동을 3대 개혁과제로 꼽았는데요.

    이 노동개혁의 구체적 내용을 놓고 지난 7월부터 관련 전문가들이 정부 의뢰로 모인 연구회가 다양한 연구 활동을 벌인 끝에 오늘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물론 정부가 앞으로 의견 수렴 과정은 갖겠지만 그동안 정부와 연구회가 긴밀하게 소통했던만큼 이번 권고안이 곧 현재 정부의 입장과 이어진다, 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당장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권고문을 토대로 늦어도 내년 초까지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교수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앵커]
    노동시간부터 볼게요. 연장근로의 단위기간이 확대된다, 말이 어렵거든요. 이게 무슨 뜻입니까?

    [기자]
    노동시간에 대한 권고 내용을 간단하게 말하면 '일할 때 하고 쉴 때 쉬자'는 겁니다.

    지금 주52시간제를 뜯어보면요. 하루 8시간씩 40시간 일하고 연장근로는 일주일에 12시간까지 가능해서 40 더하기 12, 총 52시간이거든요.

    [앵커]
    예 그래서 주 52시간제죠.

    [기자]

    그렇죠, 이렇게 계산하는 단위인 1주일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도 노사가 자유롭게 관리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도입하라고 했습니다. 노동자가 연장근로나 야간, 휴일에 일하면 근로시간 계좌에 모아뒀다가 나중에 휴가를 가거나 돈으로 받는 식인데, 결국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쓰자는 겁니다.

    [앵커]
    말은 좋은 것 같아요. 일이 많을 때는 몰아서 확 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쉬면 된다는 것인데, 후자가 잘 안되잖아요. 노동계에선 주52시간제를 무력화한다, 일 할 때만 몰아서 하는 장시간 근로 문제가 생긴다고 비판하는 거죠?

    [기자]
    그럴 수밖에 없는 게요. 예를 들어 지금은 월, 화, 수 사흘 동안 4시간씩 연장근로를 하면 3 곱하기 4는 12시간, 1주일치 연장근로를 다 사용했으니까 목, 금은 8시간 이상 일하면 안됩니다.

    그런데 한 달 단위로 확대하면 몰아서 일할 때 하루치 연장근로가 확 늘어날 수 있고 이렇게 장시간 연속해서 일하는 날들도 훨씬 길어질 수 있죠.

    물론 단위기간 안에 평균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맞추니까 나중에 덜 일하도록 제한된다지만, 정다운 앵커도 한 이틀 정도 12시간씩 일하고 쉬는 것과 2주 연속으로 밤 늦게까지 일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 아닙니까?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 연합뉴스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 연합뉴스
    [앵커]
    이게 IT 업계 과로사 문제가 생겼던 원인이기도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또 단위기간을 늘릴수록 연장근로 총량을 줄인다지만 정작 기업이 제일 사용하기 쉬운 월 단위에선 총량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근로일마다 11시간 이상 연속휴식을 보장하라고도 했는데요. 여기에서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24시간 이내에서 계산'하라는 문구가 빠졌어요.

    얼핏 들으면 24시간에서 11시간 쉬도록 빼니까 13시간씩 일하게 상한선을 두는구나, 그럼 자정 전에는 퇴근하는 건가, 하실텐데요.

    노동부 행정해석으로는 밤샘 근무를 하면 퇴근한 새벽부터 휴식시간을 계산하는 식이어서 연일 철야 근무도 허용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앵커]
    이것 뿐만이 아니라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방안이 나왔는데 여기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아까 노동시간을 간단하게 말하면 일 할 때 하고 쉴 때 쉬고, 말씀드렸잖아요.

    임금체계는 오래 일할면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를 일한만큼 돈 받는 직무급제로 개편하기 위한 전초작업을 벌이자는 겁니다.

    그 이유로 연구회는 호봉이 오를 수 없는 비정규직이나 이직이 잦은 중소기업, 경력단절을 겪기 쉬운 여성들에겐 이 호봉제가 맞지 않는다, 또 정작 호봉제 노동자도 나이를 먹을수록 회사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다보니까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모두가 손해를 보는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도 과거 정부처럼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를 도입하자, 이렇게 되는 건가요?

    [기자]
    그렇기는 합니다만 방법론이 바뀌었습니다. 말씀대로 그동안 과거 정부마다 성과연봉제다, 직무급제다 공공부문부터 바로 도입하려다가 노동계가 반발하면서 번번이 실패했잖아요. 임금 체계가 이렇게 워낙 민감한 문제인데, 이번에는 '우회로'를 찾았습니다.

    임금체계 자체가 부실한 중소기업은 직무성과급제를 찾도록 지원하고, 또 지난달 출범한 조선업 상생협의체처럼 같은 업종, 지역 단위로 사회적 대화를 하면서 임금체계를 바꾸도록 지원하라는 겁니다.

    또 현행 호봉제론 법적 정년을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60세 이상도 계속고용하도록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해 법제도를 정비하란 것도 눈에 띕니다.

    아까 말씀드린 3대 개혁 중 연금 개혁이 포함된 걸 고려하면 정년 연장과 함께 논의가 진행될 수 있겠죠.

    [앵커]
    간접적인 개혁 방식이 제안된 것 같아요. 그럼에도 노동계 반발이 만만치 않겠어요.

    [기자]
    당장 양대노총은 임금하향 평준화만 부를 거라고 비판합니다. 애초 호봉제가 임금격차의 주범이란 연구회의 전제부터 틀렸단 건데요.

    지난해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전체 사업체 중 호봉제를 택한 곳이 약 14% 뿐이고, 60% 이상은 아예 제대로 된 임금체계 자체가 없거든요.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하청 기업 간의 격차나 비정규직, 간접고용처럼 불안정한 일자리의 임금 깎기가 진짜 범인이라는 것이죠.

    [앵커]
    진짜 범인을 두고 허수아비를 때린다는 거다, 이런 비판이네요.

    [기자]
    또 임금체계를 포함한 취업규칙을 바꿀 때 직군별로 합의하자는 제안도 비판거리입니다. 지금은 사업장의 과반 이상 노동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직군별로 쪼개면 사측이 일방적으로 유리할 뿐 아니라 '노노(勞勞)' 갈등도 부를 수 있단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는데, 최근 노동 문제에 있어서 정부 기조를 보면 이 연구회 권고안대로 추진하겠죠?

    [기자]
    특히나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정부가 사실상 승리로 마무리했잖습니까? 또 철도나 지하철 같은 공공부문 파업도 결국 멈춰섰고요.

    임기 초만 해도 화물연대 1차 파업이나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으로 정부가 노동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많이 뺏겼는데, 이번 화물연대 2차 파업에서 철두철미하게 노동계를 압박하고 결국 정부 입장을 관철시켰거든요.

    이런 기세라면 당장 내년 초부터 권고안 내용을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