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들은 9일 광양시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대용 기자미래 예술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기대를 모은 전남 광양의 한국창의예술고가 최근 기념비적인 첫 번째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학내 구성원들 간 갈등으로 빛이 바래고 있다.
한국창의예술고 1기 졸업생들은 9일 광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창의예술고는 올해 입학전형 학과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는 등 사실상 예술특목고로 설립목적이 폐기된 상태다"고 비판했다.
실제 창의예술고는 지난 2020년 개교하면서 창의음악과 40명(2학급), 창의미술과 20명(1학급)으로 학과를 나눠 총 60명의 신입생을 모집했지만 올해는 입학전형 학과 구분 없이 일반전형 40명, 예술특기자전형 18명, 사회배려학생 2명을 선발했다.
졸업생들은 학내 구성원들 간 갈등의 시발점이 된 이같은 교과개편 등이 교장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학생과 교사 등 내부 반발에도 교장이 독단적인 교과개편을 추진했다"며 "이 과정에서 개교 2년 6개월 만에 재학생 중 10명이 자퇴하고 20명이 전학하는 등 30명이 학교를 떠났다. 교장과의 교육방향에 대한 의견차이로 전출교사와 휴직교사도 상당수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학교장의 교육자 자질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졸업생들은 "교장은 자퇴를 결정한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기회가 학교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하는가 하면 학과개편을 추진하면서 대입만 생각한다면 학교 자퇴하고 학원에서 그냥 입시를 준비하는 게 사실 빠를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교육자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장의 일방적인 교과 개편과 입학전형 변경은 자신의 교육철학이자 논문인 온생명·온교육주의를 내세운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며 "자신의 교육철학을 일방적으로 학교 현장에 무리하게 접목하려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융합교육 추진에 따른 부작용도 언급했다.
졸업생들은 끝으로 "공연실습 과목을 포함해서 전공 실기시간이 겨우 5시간에 그치는 등 예술고라는 특성을 외면한 비정상적 학교 운영이었다"며 "학교와 후배들이 처한 절망스러운 현실이 그동안 선배인 우리가 침묵하고 방관한 때문이 아닌지 죄책감이 들어 기자회견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졸업생을 비롯해 재학생 학부모와 광양시학부모회연합회, 학원연합회, 행복교육시민모임, 광양교육사랑모임 등 교육 시민단체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