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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사라진다…"양봉농가, 최대 90% 폐사 주장"

경제정책

    꿀벌이 사라진다…"양봉농가, 최대 90% 폐사 주장"

    핵심요약

    양봉관리사협회, 생계대책 촉구
    지난해 9월-11월 조사에서 45% 소실
    겨울지나며 더 확대 전망
    벌 값도 두배 오르고 그 마저도 못구해
    정부, 축산경영자금 지원
    꿀벌 증식장, 스마트 벌통 지원책도 마련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15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전국의 양봉농가들이 참여한 집회가 열렸다. 양봉관리사협회가 개최한 '양봉농가 권익을 위한 양봉인 옥외집회'로 300여명의 농민이 한목소리로 정부를 성토했다.
     
    이들은 정부에 꿀벌 증발 사태를 국가 재난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과 꿀벌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공익직불제를 도입해 줄 것, 외래 교란종인 말벌에 대한 대책을 세워줄 것, 그리고 밀원수 식재 및 보호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양봉농가들은 심각한 꿀벌 피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단법인양봉관리사협회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꿀벌 증발 국가재난 인정과 직불제 지급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사단법인양봉관리사협회 관계자들이 1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꿀벌 증발 국가재난 인정과 직불제 지급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창윤 양봉관리사협회장은 "소는 값만 떨어졌는데도 정부에서 농가 대책을 세우면서 꿀벌은 다 죽고 없는데도 대책 하나 세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꿀벌 피해와 관련해 정부가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표본조사한 결과 121만봉군이 소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전체 봉군의 45%에 달하는 수치다.
     
    농가들은 겨울에도 피해가 지속돼 실제 피해율은 이보다 훨씬 더 큰 70~80%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각 양봉 농가에서 벌을 깨워 산란을 받기 시작했는데 10~15%밖에 살아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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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실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충청북도의 경우 양봉농가 44곳 7777봉군을 모니터링한 결과 23곳, 1301봉군에서 피해가 확인됐다. 조사 농가의 52.3%, 봉군의 16.7%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제주지역의 피해 접수에서도 등록 양봉농가의 40% 정도가, 경기도에서도 45% 정도의 양봉농가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꿀벌 실종과 폐사는 여러 해 전부터 전국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상기온과 꿀벌에 기생해 체액을 빨아 먹는 응해 확산, 그리고 살충제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겨울 꿀벌 집단 폐사의 가장 큰 원인은 이상기온으로 추정되고 있다. 꿀벌이 월동을 시작해야 하는 지난해 11월 평년보다 따뜻해 일벌이 외부활동을 계속하다 월동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직불제 지급하라!" 상여 메고 행진하는 꿀벌 농가. 연합뉴스"직불제 지급하라!" 상여 메고 행진하는 꿀벌 농가. 연합뉴스
    문제는 올해다.
     
    양봉농가들은 당장 생계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꿀벌이 집단 폐사하면서 올해 양봉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벌 구입비도 크게 올라 20만원 정도에서 40만원으로 올랐고 그마저도 못구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꿀벌 폐사를 국가 재난으로 인정해 주고 공익직불제 도입을 요구하는 이유다.
     
    관련해 정부는 월동이 끝나는 3월 이후부터 농축산경영자금을 양봉농가에 우선적으로 지원해 보유 봉군의 확대와 봉군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겨울 폭설 등 자연재해로 꿀벌 피해를 본 농가에는 관련 법에 따라 보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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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들이 줄어들게 되면서 봄 되면 당장 각 농가의 꽃 수정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꿀벌의 생존기간을 늘려 화분매개율을 높인 스마트 벌통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화분매개용 스마트벌통은 벌통에 각종 감지기를 적용해 벌통 내부 환경을 최적으로 유지한 벌통으로 벌의 활동량은 1.6배, 생존일수는 68일 각각 늘어나는 효과가 검증됐다.
     
    농진청은 올해 8개 시군에 시범보급하고 앞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꿀벌 증식장도 조성한다.
     
    농진청은 올해 충남, 전남, 경북 등 3곳에 실험동과 사육시설을 갖춘 형태로 꿀벌 증식장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 곳에서는 꿀 다수확 품종인 '장원벌'과 낭충봉아부패병(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 저항성이 높은 '한라벌'등이 중점 증식돼 양봉농가에 보급될 예정이다.
     
    벌이 없다는 양봉농가의 근본적인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반복되는 꿀벌의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서는 원인을 밝히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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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기후변화 관련 부분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꿀벌의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 단정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올해부터 이를 증명하기 위해 5개부처 공동으로 연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상 기온에 따른 꿀벌 폐사는 현재 단편적인 부분으로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응애를 잡기위한 살충제는 정부나 농가 모두 원인으로 지목하는 부분이다. 꿀벌들이 아미트라즈나 플루발리네이트 성분에 내성이 생겨 농가는 약을 더 많이 써야 되고 이로 인해 꿀벌의 면역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신창윤 회장은 "살충제가 문제로 '응애가 죽는지', '벌이 죽는지' 허가를 내준 당국자와 실험을 해보고 싶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응애가 내성을 가진 약품을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며 서로 다른 방제제를 교차 사용하는 교차방제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는 22일 월동 꿀벌 피해 조기회복과 재발방지 방안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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