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원 기자신생아가 오픈채팅방을 통해 한 동거 남녀에게 불법 입양됐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친모를 구속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상 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친모 30대 A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A씨로부터 신생아를 불법 입양해 사망하게 한 20대 남성과 30대 여성은 구속 기소됐다.
미혼모인 A씨는 지난해 2월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동거 남녀에게 아이를 불법 입양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생아를 데려 간 이 커플은 아이가 아픈데도 불법 입양이 탄로날까봐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결국 아이는 생후 17일 만에 사망했다. 또 아이가 사망하자 경기도 포천의 친척집 인근 밭에 아이의 사체를 유기했다.
당초 동거 남녀가 A씨에게 "미혼모를 도와주겠다"며 개인입양기관을 운영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조사됐지만 경찰은 A씨가 불법 입양임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금만 살펴봤다면 불법 입양임을 모를 수 없었을 것"이라며 "A씨가 아이를 불법 입양했기 때문에 아이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고 범죄가 중대한 만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를 숨지게 한 동거 남녀는 고양이 14마리, 강아지 2마리를 함께 키우고 있었고 집 내부가 매우 지저분해 아이를 키울 여건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