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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생 마감 '짝퉁 거북선'…결국 불 태워 없앤다



경남

    12년 생 마감 '짝퉁 거북선'…결국 불 태워 없앤다

    16억 들인 거제 거북선 11일부터 철거 작업 시작
    목재 소각하고 고철 고물상 매각

    거북선 해체 공사. 독자 제공거북선 해체 공사. 독자 제공
    외국산 목재를 사용해 '짝퉁'이라는 이름을 달고 탄생한 경남 거제 거북선이 헐값에 팔렸지만, 인수자가 옮길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불에 태워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다.

    거제시 조선해양문화관 야외광장에 세워진 거제 거북선의 철거 작업이 11일부터 시작됐다. 16억 원을 들여 지난 2011년 6월 완공된 후 약 12년 만이다.

    거북선은 굴착기의 굉음 속에 찢겨 나갔다. 부식이 심하다 보니 목재는 쉽게 부서졌다. 재활용도 어려워 목재는 폐기물로 처리돼 불에 태우고, 금속은 고물상에 팔릴 예정이다.

    거북선의 용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뻥 뚫린 거북선은 이날 60% 정도 철거됐다. 거제시는 오는 23일까지 해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거제 거북선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당시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로 16억 원이 투입돼 2011년 완공됐다. 당시 금강송을 사용한다고 홍보까지 했지만,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해경 수사 결과 드러나 '짝퉁 거북선'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건조 업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당시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도민 앞에 사과까지 했다.

    이후 거제 거북선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바다에 있던 거북선의 흔들림이 심하고 물까지 새면서 육지로 옮겨졌고,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보수공사 등 매년 수천만 원이 투입되는 등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억 5천만 원이나 들어갔다. 거제시는 안전사고 우려와 함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했다.

    거북선 해체 공사. 독자 제공거북선 해체 공사. 독자 제공
    거제시 재산인 거북선은 7번 유찰된 끝에 154만 5380원에 팔렸다. 낙찰자는 거제 출신으로, 교육계에 몸담았다가 퇴임한 일반인이다. 충무공 탄생일인 1545년 3월 8일에 맞춰 입찰금을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입찰가(1억 1750만 원)의 1.4%에 그치는 수준이다.

    낙찰자는 이 거북선을 체험 학습용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선체 부식이 상당하고 무게가 100t이 넘어 옮길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에 거제시는 애초 계획대로 폐기 처분하기로 했다.

    거제 거북선은 탄생 후 12년 동안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방치되다시피 하다 결국 '폐기물'로 처리돼 나무는 불에 태워지고 고철은 고물상으로 팔리는 것으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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