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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서민 '주거 사다리' 빌라시장 살아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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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택 서민 '주거 사다리' 빌라시장 살아날 수 있을까?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시장 신뢰성 붕괴…'지을수록 손해' 인식 확산에 '공급 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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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10일 기준)보다 0.04% 올라 20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17%와 0.11% 올라 각각 무려 57주와 52주째 상승을 거듭했다.

    이처럼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하는 까닭은 당연히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기 때문이다.

    2022년 말부터 터져 나온 '전세사기' 사태가 부채질한 '빌라' 등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아파트 전세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전세사기 사태로 수요자 신뢰가 붕괴된 빌라시장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연립·다세대주택 전세 거래 총 9653건의 약 절반이 2년 전보다 보증금이 하락한 '역전세'였다.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시세 하락으로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며 빌라 전세시장 위험성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문제는 이 와중에 아파트 전세로 이동하지 못하고 계속 빌라시장에 남아 있어야 하는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한층 커진다는 것이다.

    빌라시장서 버티는 서민 주거비 부담은 가중


    전세 보증금 회수가 미덥지 못한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를 선택하고, 집주인은 '전세사기 방지'를 명분으로 한 정부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규제를 빌미로 '반전세'를 요구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연립·다세대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2.6으로 기준선인 2021년 6월 100을 넘었다.

    전국 연립·다세대주택 월세가격은 지난해 4월부터 14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사기 충격파로 인한 빌라시장 침체는 매매거래 상황으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전체 주택 매매거래에서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3.7%, 2022년 27.9%였으나 지난해는 16.8%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들어서도 그 비중은 16%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업계에는 '빌라는 지으면 지을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10만 248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1% 줄었다.

    그런데 주택 유형별 감소 폭을 보면 비아파트가 37.7%로 아파트 18.2%를 압도했다.

    아파트 착공은 46.3%↑…비아파트는 27.6%↓


    착공 실적에서는 비아파트 부진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아파트 착공은 7만 79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 늘었다.

    하지만 비아파트는 1만 1238건에 그쳐, 27.6% 감소했다.

    빌라 등 비아파트는 짓겠다고 인허가 신청도 안 하고, 인허가를 이미 받아 놨어도 삽을 뜨지 않는 것이다.

    향후 비아파트 '공급 절벽'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국토부의 '2022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가구 주택 유형 가운데 아파트(51.9%)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다세대·연립주택 비중도 11% 이상이다.

    서울 경우 아파트 비중은 43.5%로 낮아지는 반면, 다세대·연립주택 비중은 21.5%로 상승한다.

    여전히 많은 국민에게 빌라는 신축 아파트 분양 등으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인데 최근 지표는 공급 급감 등에 따른 빌라시장 황폐화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

    국토부 김영아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지난 17일 주택산업연구원이 개최한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비아파트 공급 감소 문제는 정부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택정책 아파트 중심, 비아파트 관리 미비"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하반기 매입임대주택 신속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중산·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해 내년까지 2년간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12만 호 매입해 무주택자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전월세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애초 계획했던 매입임대주택 공급 규모보다 4만 호 더 늘린 것이다.

    전체 12만 호 가운데 9만 호가 신축 매입인데, 정부는 신축 매입 확대가 최근 위축된 빌라시장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과거보다 많은 물량으로, 정부가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며 "빌라 사업자에게 판매처가 생기는 셈이니까 공급 유인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덕례 실장은 또 "기존 주택정책이 아파트 중심으로, 비아파트 관리 체계가 미비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제도화를 통한 빌라시장 신뢰 회복 필요성도 강조했다.

    NH농협은행 김효선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빌라시장에서 임대 대부분을 민간이 담당하고 있는데도 민간 임대에 대한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등록임대사업자에게 오피스텔이나 소형 주택을 종부세 등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혜택 등을 부여하고, 사업자는 그에 상응한 책임·신뢰성으로 공급 임무를 수행하게 하자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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