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 박종민 기자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31)의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형수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 가운데 피해자 측이 "피해사실을 왜곡한 노골적인 '황의조 구하기'"라며 비판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씨의 친형수 이모씨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에 범행을 자백하는 반성문을 제출했다.
이에 피해자 측 대리인은 의견서를 통해 "피고인이 돌연 제출했다는 반성문의 내용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에 대한 중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를 앞둔 시동생 황씨의 주장을 비호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성문을 빙자해 황씨가 자신에 의해 피해를 본 불쌍한 피해자임을 강조하면서 본 피해자에 대한 불법촬영을 하지 않았다는 황씨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황의조 구하기'"라고 지적했다.
사건의 피해자도 변호인을 통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가해자는 목숨과 맞바꿔서 모든 걸 돌려놓고 싶다고 했지만 지속적으로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함께 제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공유하며 2차 가해를 했다"고 했다.
이어 "(반성문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이라고 또 다시 거짓된 진술을 해 다시 한번 저를 난도질 하고 있다"며 "여전히 그들끼리 공조하고 있고, 가해자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 가해자는 부디 편집되기 전 원본 영상을 제출해 주길 바고 제대로 된 진술을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해자 측은 피고인이 제출한 반성문과 이를 보도한 기사 모두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반성문에는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는 시동생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배신감이 범행동기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오로지 황의조만을 혼내줄 생각으로, 영상을 편집해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성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게 했다", "황의조의 선수 생활을 망치거나 여성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결코 없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8안 열리는 이씨의 다음 공판에서 황씨의 친형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이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