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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급망 다변화, 답은 자원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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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공급망 다변화, 답은 자원개발이다

    • 2024-03-05 05:05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본인 제공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본인 제공
    최근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키워드는 중국과의 경쟁이다. 세계 경제가 분절화되면서 중국의 상대로 우방국끼리 공급망 구축과 공급망 분리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가마다 보조금과 관세처럼 자유무역을 방해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정학적 친분을 기준으로 한 무역 공급망 재편은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엔 큰 고민이지만 또 다른 고민은 중국과 오랜 교역이 미‧중 갈등으로 인해 우리에게 선택 아닌 선택의 기로에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미국과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는 국가에 더 무게를 주는 공급망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갈수록 멀어져 버린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 국내 기업들의 최대 난제다. 기업 입장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는 전략을 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업들은 급작스러운 국제 교역 질서 변화 등에 대비한 위기관리 전략은 세워둬야 한다. 그래서 중국과의 완전한 결별은 어렵고 쉽지 않다.

    글로벌 교역에서 중국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특히 전자, 화학, 금속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는 높다. 무리한 탈중국 시도는 국내 산업과 경제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자 유럽연합(EU)과도 엇비슷한 정도로 덩치가 커 이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GDP 성장의 3분의 1을 중국이 달성했다. 중국은 글로벌 교역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막강하다. 글로벌 제품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7.3%에서 2023년 15.8%까지 증가했다. 미국(8.5%)과 독일(7.2%)도 추월했다. 공급망 교역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소수의 국가가 수출을 전담하는 품목이 있을 때 해당 국가와 완전히 결별이 어렵다는 점이다. 무리한 탈중국 시도는 공급망을 더 불투명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비용만 늘어나게 할 수 있다.

    중국과 무역 관계를 유지 하더라도 만약을 대비한 비상계획이나 위기관리 대응책은 필수다. 국내 자원이 없다고 해서 자원 빈국은 아니다.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몇 가지 대안을 주문한다.

    첫째, 기업의 공급망 흐름을 정확히 분석하고 파악해야 한다. 세계 주요 기업조차 1, 2차 협력업체를 넘어 3차 이상 협력 업체로부터의 소재‧부품‧장비 공급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비율은 20% 미만이다. 따라서 공급망의 가시성을 높여야 한다. 둘째, 국가 차원에서 우리 기업의 재고 비축, 추가 공급처 확보를 강화해야 한다. 다시 말해 확실한 보험 조치를 마련해야 요소수 대란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셋째, 중국을 향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 지정학적인 이슈를 챙기면서 동시에 특정 상품의 가격부터 해외 직접투자 흐름 변화, 관세나 보조금 지급 같은 정부 정책 지표를 잘 파악해야 한다.

    넷째, 공급망 확보의 핵심은 외교이므로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속적으로 외교 활동을 펼쳐야 한다. 정부 간 교섭만이 외교가 아니라 기업과 기업 간 비즈니스도 사업 외교 영역으로 간주해 움직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공급망 확보는 단기 교역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다고 해서 우리가 자원 빈국이 아니다. 자원이 많다고 해서 자원 부국도 아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는 국가지만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광산개발을 통해 장기 물량을 확보했고 있어 자원 빈국이라 불리지 않는다. 일본은 세계 구리 매장량과 생산량 1위인 칠레에서 구리광산 5곳을 확보하고 있고 전체 생산량의 37.6%를 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니켈은 세계 1위 부존 및 생산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2곳의 광산과 1곳의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2곳의 광산과 1개의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희토류 광산 2곳을 확보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사업도 일본 스미토모 상사가 지분 54.18%(광업공단 등 한국 지분 45.82%)로 운영권을 갖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을 해두면 비상상황에서 긴급히 도입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한 때 중국, 일본 등과 경쟁하면서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 좋은 성과를 올렸지만 정치권의 싸움판에 내몰려 결국 알짜 광산을 매각한 바 있다.

    해외 자원개발은 자원 공급 제한, 가격 급등과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평상시 우리 기업이 자원개발 생산량이 크지 않을 경우, 국내 자원 도입에 따른 수송 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를 생산지역에서 바로 처분하는 사례도 있다. 당장 도입하지 않고 있더라도 비상 상황에서 긴급히 필요로 할 경우 도입을 추진할 수 있고, 인근 지역으로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원개발 생산량을 늘려 미래 도입 가능성도 높여 갈 수 있다.

    당장 도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원개발 투자를 축소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를 지속 확대하고 개발된 자원의 국내 도입에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긴 안목에서 국내외 자원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외부 필진 기고는 CBS노컷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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