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4·10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영선 후보에 대한 공천이 전격 취소되면서 세종갑 지역구 선거가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와 새로운미래 김종민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밤 이재명 당대표가 이 후보를 제명하고 공천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공천 검증 과정에서 다수의 주택을 보유하고 갭투기를 한 의혹이 있음에도 재산보유현황을 당에 허위로 제시해 공천 업무를 방해했음이 선관위 재산 등록과 당대표의 긴급지시에 따른 윤리감찰을 통해 밝혀졌다"며 "당헌당규를 위반한 중대한 해당행위이자 국민의 눈높이에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는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며 재산으로 1억2천만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아파트 4채와 오피스텔 6채, 상가 1채, 임차권 1건 등 부동산 신고액이 재산 신고액의 30배를 넘어선 38억287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채무가 은행과 캐피탈 대출 6건, 임대보증금과 월세 보증금 등 10건 등 37억6893만원으로 신고됐다.
민주당은 채무 규모가 부동산 소유 규모와 비슷한 데다, 지역구인 세종 뿐 아니라 수도권, 대전, 대구 등 타 지역에도 부동산을 다수 보유했다는 점에서 갭투자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세종갑은 당초 이 후보와 국민의힘 류제화 후보, 새로운미래의 공동대표인 김종민 후보 간 3파전이 예상됐는데, 이 후보의 갑작스런 레이스 이탈로 류 후보와 김 후보 간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류 후보와 김 후보 진영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 후보의 낙마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세종갑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현역인 홍성국 의원이 56.45%, 과반 득표율로 국민의힘 후보를 압도했던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으로 세종과 가까운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김 후보가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야권 지지층의 투표가 분산, 여야 후보 간 경쟁이 지난 총선보다 치열해 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류 후보 진영은 경쟁자인 이 후보가 도덕성 타격이 불가피한 갭투기 의혹으로 선거를 치르지 못하게 된 만큼 이 부분을 집중 부각시키며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측은 야권의 맞형격인 민주당 후보가 낙마함에 따라 투표할 곳을 정하지 못한 야권 지지층의 표심이 내심 김 후보로 집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열악한 당 지지세로 인해 3자 구도상에서는 사실상 당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는데, 양자구도가 형성되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다면 해볼만한 선거로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2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빨간 당(국민의힘), 파란 당(민주당) 싸움박질 말고 다른 것 좀 해봐라. 그 것을 위해 목소리 좀 내라'는 국민들이 있는 한 우리(새로운미래)는 뚜벅뚜벅 이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난 12일에는 "총선 후 민주당과 연대 협력 혹은 당대당 통합도 논의할 수 있다"며 민주당에 열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