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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 바다로 흙빛 오수 '콸콸'…대책은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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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영도 바다로 흙빛 오수 '콸콸'…대책은 물음표

    지난달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 바다로 오수 유출
    며칠에 한 번 하수관에서 짙은 색 오수 쏟아져
    신고 당시 인근 종합병원 정화조처리시설서 배수펌프 이상
    한 번에 많은 양 배출하며 바다로 흘러나가
    합류식 하수관 구조적 문제…명확한 대책 없어

    지난달 19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 바다로 많은 양의 오수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지난달 19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 바다로 많은 양의 오수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 영도 앞바다에 짙은 색의 오수가 하수관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일이 반복돼 바다 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수 유출은 여러 차례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관로 구조상 유출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부산 영도구 주민과 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부산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의 한 하수관에서 짙은 흙갈색의 오수가 바다로 콸콸 쏟아져 나왔다.
     
    하수관 근처 바다는 이미 푸른빛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탁한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한 달 전쯤부터 해당 장소에서 어두운 색 오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했다고 입을 모았다.
     
    3일에 한 번꼴로 해당 하수관에서 짙은 색 오수가 쏟아져 나왔고, 비가 오는 날이면 평소보다 더 붉은 색의 오수가 나왔다는 게 주민 설명이다.
     
    이날은 특히 오수의 양이 평소보다 더 많이 나오자 한 주민이 부산해양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주민 문모(40대·남)씨는 "주민들이 자주 모이는 곳인데 누가 봐도 짙은 색의 오물이 계속 나오니까 보기에도 안 좋고 악취도 났다"며 "물고기도 많이 사는 곳인데 바다가 오염될까봐 걱정도 되고 주민들 사이에서도 '저게 도대체 뭐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 바다에 오수가 유출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지난달 19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물양장 인근 바다에 오수가 유출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
    해경에 신고 내용을 전달 받은 구청 관계자가 현장 점검에 나선 결과, 이날 바다로 배출된 오수의 출처는 인근에 있는 한 종합병원이었다.
     
    영도구청은 종합병원 내 정화조처리시설에서 한 차례 처리과정을 거친 오수가 배수펌프 문제로 공공하수처리시설로 가지 못 하고 빗물이 빠지는 우수관으로 흘러나가 바다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영도구 관계자는 "평소라면 공공하수처리시설로 가야할 오수가 일시적으로 물량이 한 번에 너무 많아 바다로 배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시 병원 처리시설에서 비상펌프를 가동해 정상적으로 배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철수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당시 배수펌프에 이상이 생겨 정화시설 내 수조의 물이 넘쳤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펌프를 가동해 오수를 배출했다고 설명했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수조가 가득 차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3시간가량 펌프를 가동해 많은 양의 물을 배출했다"며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관로로 배출했지만 수량이 많다보니 물이 넘쳐 처리시설이 아닌 바다로 나간 것 같다. 이는 관로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은 빗물과 오수가 하나의 관으로 합쳐지는 '합류식 하수도'가 설치되어 있다. 이는 건물 내 설치된 정화조와 오수처리시설에서 오수를 한 차례 처리한 뒤 빗물과 같은 하수관, 즉 합류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유출된 오수로 인근 바닷물이 혼탁해진 모습. 정혜린 기자유출된 오수로 인근 바닷물이 혼탁해진 모습. 정혜린 기자
    그러나 강수 등으로 수량이 많을 경우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보다 유입량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일부를 별도의 관을 통해 하천이나 바다로 바로 방류하게 한다.
     
    이 경우 병원 내 수조에 가득 차 있던 많은 양의 물이 한 번에 배출되면서 하수처리장으로 가야 할 오수가 관로를 통해 그대로 바다로 방류됐다.
     
    한편 주민들에 따르면 바다로 오수가 쏟아진 건 이날만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신고를 한 이날 이후로도 한 두 차례 오수가 더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인근의 수많은 건물 가운데 출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관로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현재로선 바다로의 오수 유출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노후화된 '합류식 하수도'를 오수와 빗물이 따로 흐르는 '분리식'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도구 청소행정과 관계자는 "관로가 연결되어 바다 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정확히 어디서 어떤 문제가 원인이라고 파악하긴 어렵다"며 "우선적으로 부서 업무인 정화조나 오수처리시설 청소 등 점검을 강화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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