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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경기 불황에 38년만의 '이른 추석'까지 겹치면서 명절 선물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한우나 과일 같은 전통의 선물 세트가 주춤한 반면, 커피믹스나 최근 가격이 떨어진 수산물 등의 '저가형 선물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11일 홈플러스가 지난달 중순부터 지난주까지 4주간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동서식품의 '맥심커피세트 84호'가 전체 매출의 17.7%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해당 선물세트 가격은 1만 8800원이다.
예약판매 2위 역시 1만 6900원짜리 '맥심카누커피세트3호가 차지, 커피믹스 세트가 전체 매출의 34.9%를 기록했다.
이어 CJ제일제당의 '스팸복합1호'(3만800원)와 대상 '청정원 H1호'(3만4800원), 사조 '안심특선 22호'(2만6800원) 등 1~3만원대 저가형 세트가 10위 안쪽을 석권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높은 기온으로 인해 대표적 추석 선물인 한우, 과일 등 신선식품은 한 품목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의 '추석 선물 예약판매' 집계에서도 4만원대 가공품 선물세트인 '동원 10호'가 전체 매출의 16.6%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건강식품 열풍으로 홍삼 선물세트가 2위와 3위에 오른 반면, 과일 선물세트는 1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초저가 세트인 '애경 행복1호'(9900원)는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마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 예년보다 가격이 크게 낮아진 수산물 세트가 대거 선보였다. 올해 굴비·갈치·옥돔 등의 어획량이 늘어나고 사전비축분도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제주 참굴비 3호'(1.2kg)는 12만 원, '자린고비 참굴비 세트 2호'(2.0kg)는 7만 8000원에 판매되는 등 지난해보다 최대 20% 가격이 내려갔다. 갈치와 옥돔 세트 역시 20∼30% 저렴한 수준이다.
'케라시스 오드리헵번 에디션 3종'(1만 5900원∼3만 4900원)이나 'CJ특선선물세트 A호'(3만 4800원) 같은 3만 원 안팎의 중저가 선물 세트 물량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산물 세트의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보다 물량을 20%가량 확대했다"며 "가격이 오른 한우의 경우 프리미엄 수요와 10만원대 저렴한 세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러다보니 홍삼업계도 '이른 추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른 추석 여파로 햇과일이나 육류보다는 기온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홍삼 선호도가 높아질 거란 전망에서다.
실제로 9월 10일 '이른 추석'을 맞았던 지난 2011년에도 전년보다 홍삼 매출이 12% 증가했다는 게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의 설명이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보통 명절엔 홍삼 매출이 1000억 원 수준이지만, 올해는 1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명절 전보다 생산물량을 30% 이상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