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왼쪽), 유기준 의원 (자료사진)
새누리당 친박 핵심들의 청와대 만찬 회동 이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당내외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친박 의원들은 대규모 세과시에 나서는 등 김무성 대표에 대한 전면전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내 친박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친박 좌장인 서청원 대표는 지난 22일 최고위원 회의에 나와 여의도연구원장 인선과 당협위원장 선임을 두고 김무성 대표와 언성을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여의도연구원 이사회까지 통과한 박세일 전 의원의 원장 선임을 두고 당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많다고 밝혔지만 친박계가 추천한 인사(교수)가 배제된데 대한 불만의 표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더니 서 최고위원은 29일 최고회의에서는 가석방에 대한 당론을 모아 야당과 협의를 거친 뒤 대통령에게 (가석방과 사면을) 건의해야 한다며 이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서 최고위원이 지난 7월 14일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김무성 대표에게 내준 뒤 최고회의에 참석한 횟수가 5-6회 안팎으로 10회를 넘지 않으며 특히 2주 연속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따라서 발언내용과 상관없이 서청원 최고위원이 친박계 좌장 최고위원으로서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겠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30일에는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친박의원 30여명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점잖은 톤으로 김무성 대표를 공격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나는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고뇌하면서 열심히 해 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내년에는 좀더 많은 당내 소통을 하고 좀더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 최고의 말을 곱씹어보면 '잘해왔다'가 아니라 '열심히 해왔다' 정도의 표현이지만 뒤쪽으로 가면 '좀더 소통하고 좀더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해 달라'는 주문을 담고 있다.
그러나 친박 중진인 유기준 의원은 '인사전횡'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톤을 더 높였다.
유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득표율에 비해서 대표가 자기 혼자서 모든 것을 전횡하는 모습을 보여 우려하고 있고 앞으로는 인사를 할때도 의논을 하면서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 가운데 하나로 전당대회 이후 최근까지 공개적인 자리에 거의 나오지 않았던 윤상현 전 사무총장은 "29%를 득표한 사람이 92%를 득표한 것처럼 행동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자신의 입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김무성 대표를 겨냥했다.
이런 친박계 의원들의 움직임이나 발언들은 지난 19일 청와대 만찬회동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서청원 최고위원과 김태환, 서상기, 정갑윤, 유기준, 안홍준 의원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친박 3선 이상 의원 7명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난 이후 친박계의 행보가 이렇게 빨라지고 강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자료사진)
김무성 대표도 이런 움직임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30일 송년 간담회에서 당직의 반 이상이 친박계에 넘어갔는데 어떻게 사당화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또 "당협위원장과 4월 재보선 공천을 여론조사에 따라 할 것"이라며 "당대표의 권한이 준다 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임명한 이군현 사무총장과 강석호 1사무부총장, 정양석 2사무부총장과 강은희 의원, 함진규, 김현숙 의원으로 구성된 조강특위가 당협위원장 인선을 거의 마무리 한 가운데 이 모든 것을 '스톱' 시키고 여론조사로 하도록 했다는 말도 김 대표는 덧붙였다.
친박계로는 함진규 의원 하나뿐인 조강특위가 이른바 친박 인사들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할 경우 나올 후폭풍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여기다 이사회까지 통과한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 카드를 김무성 대표가 어떻게 처리할지도 큰 변수다.
{RELNEWS:right}서청원 최고위원이 비공개회의에서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가운데 박세일 원장 카드를 강행할 경우, 또 여론조사에 따랐다지만 박종희 전 의원이 나선 경기 수원갑 등의 당협위원장 선임에서 친박계가 줄줄이 탈락할 경우 전투는 더 격렬해 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