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업체들이 법정관리에 있는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 팬택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내면서 한차례 실패로 돌아간 매각 협상이 새해 벽두부터 다시 물살을 타고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다수 업체는 최근 팬택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에 팬택을 인수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보냈다.
인수 의향을 타진한 업체들 가운데는 미국의 컨소시엄은 물론 중국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중국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찰로 끝난 1차 매각 당시에도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중국의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주로 외국업체들이 새 주인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이들은 앞서 팬택의 지분투자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당시 한 곳도 의향서를 써내지 않았다.
반대로 이번 2차 매각 협상에 나선 업체들은 베일에 가려있다. 삼정 측에 인수의향이 담긴 문서를 보낸 곳도 해당 업체가 아닌 이들을 대리하는 브로커 업체이며, 문서에도 해당 업체명이 쓰여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들이 보내온 문서는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인수의향서가 아니며 우리가 요구하는 양식이나 내용에도 맞지 않았다"면서 "문서를 보완해 제대로 된 인수의향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공식적인 성격의 인수의향서(LOI)가 법원에 제출된 상황은 아니지만 다수업체가 꾸준히 인수의향을 타진해 온다는 점에서 이번 2차 매각협상에서는 진전이 있는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매각 주관사인 삼정은 물론 팬택 측에서도 솔솔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정회계법인과 매각 협상을 벌이는 곳은 위 업체들 외에도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정은 앞서 1차 공개 매각에 실패하자 지난달부터 본격화한 2차 매각부터는 일대일 개별 접촉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바 있다.
삼정회계법인 관계자는 "이달 중순쯤부터는 다수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때부터 매각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팬택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들은 주로 공장 설비나 인력과 같은 유형자산보다는 브랜드, 특허권 등 팬택의 무형자산만 따로 사들이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 관계자는 "현재 2곳 이상의 업체와 매각 협상 중이며 협상 진행 속도에 맞춰 1월 안으로는 어떻게든 실질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는 게 목표"라면서 "유무형 자산을 통합해 매각하는 방안을 원칙으로 삼고 협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