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초중고교 학생과 일선 교사를 상대로 통일안보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에 관련 활동을 기재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음악 시간에 '통일송'을 부르게 하거나 이승복 기념관 견학도 적극 권장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교육부는 14일 발표한 '체험·참여 중심 학교통일교육 활성화 계획'을 통해 "앞으로 교과 4시간, 창의적 체험활동 6시간 등 연간 10시간 이상 통일 안보 교육을 확대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학년별 발달단계에 맞는 통일교육 프로그램도 새로 보급된다. 초등 1학년생은 '구름빵을 노리는 할머니의 정체는?', 5학년생은 '자료로 알아보는 윗동네 아이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실상을 배우게 된다.
또 중1학생은 분단 과정을 취재형식으로 작성해보는 '응답하라1945 분단의 현장을 가다', 중2학생은 신라의 삼국 통일을 소재로 역사 신문을 만드는 '1300년 전에 경험했던 통일' 같은 수업을 받게 된다.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남북 대화와 교류가 일체 단절된 상황에서 고1학생들은 '남북 만나야 한다', 고2학생은 '남북 학생, 서로 돕기' 같은 교육을 받게 되는 것도 이채롭다.
교육부는 "미래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관심과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달중 배포되는 학생부 기재요령 예시에도 통일안보교육 관련 사례를 포함시키는 한편, 중학교 '자유학기제'에도 주제 선택 활동에 통일교육을 포함시켜 적극 활용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통일동아리' 운영 선도학교 100곳을 신규 지정해 연간 1천만원씩 지원하고, 통일부와 함께 동아리 연합행사인 '통일리더캠프'도 오는 10월중 열기로 했다.
아울러 통일부가 만든 '통일송'을 음악 과목 소재로 활용하는 등 국어와 영어, 미술 같은 기능 중심 교과에도 통일교육이 포함되도록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개발중인 교과서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울통일관, 경기 파주의 평화통일체험학습장, 강원도의 이승복기념관과 통일교육수련원 등 4곳에 특별교부금 10억원을 지원해 체험 시설 개선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6.25참전유공자회 등 강사진이 직접 학교를 찾아 안보교육을 진행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어서, 강사 면면이나 강연 내용에 따라선 '우경화 교육' 논란이 빚어질 소지도 엿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 평가에도 '통일교육 활성화' 항목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연말엔 통일교육 우수학교 20곳을 선정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은 또 '통일교육 수업연구회' 10곳을 신규 지원하는 한편, 직무연수나 자격연수에도 통일교육을 포함시켜 현장 교원들의 전문성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