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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알파'로 분명해졌다면서도 알파가 뭔지는 분분



국방/외교

    '영변+알파'로 분명해졌다면서도 알파가 뭔지는 분분

    북미정상회담 결렬 배경 파악에 혼선...한미채널 다양화 시급

    사진=연합뉴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합의없이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자평했지만 우리 정부의 당혹감은 쉽게 가시질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개월만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하는 등 '포스트 하노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북미대화를 본궤도에 올려 놓는 데에는 중재자로서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당혹해하는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갖은 곡절 끝에 초입까지 다다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기대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이 번 북미정상회담 막바지에 돌연 한미간 소통이 삐걱거린 듯한 낌새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 결렬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외교안보라인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외교안보라인은 회담 1주일이 지나도록 결렬의 배경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국자들이 NSC회의, 국회 보고,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한 발언을 종합해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결렬 당일 기자회견,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기자회견, 존 볼턴 보좌관의 방송 인터뷰 등 언론에 공개된 내용 이상은 알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단적인 발언이 강경화 외교장관의 지난 4일 NSC회의에서의 발언이다. 그는 "북미 사이의 핵심쟁점은 '영변 + α 대(對) 제재해제' 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이것이 핵심 관건이고 향후 협상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분명해졌다'는 그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북한에 요구한 '+α'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청와대나 외교안보 부서나 명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α'가 특정시설을 가리키는지, WMD(대량살상무기) 등에 대한 조치를 포함한 포괄적인 것을 요구하는지 의미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국가정보원은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북미협상 과정에서 나온 추가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 대해서는 한미 군사정보 당국이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밝혀 '+α'를 특정지역의 핵 시설로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같은 날 강경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보고에서 "어느 하나의 시설을 지목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설을 총괄해 종합적으로 한 이야기"라며 "영변 핵시설 외에도 한 번에 모든 핵을 다 폐기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하자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새롭게 발견한 게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국정원은 핵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교부는 포괄적인 비핵화 요구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당혹스러운 것은 무엇보다 초강경 매파 볼턴의 등장에서 비롯된다.

    정부가 그동안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공유했던 대북 협상 상황은 볼턴의 '노란 봉투'로 무위로 돌아갔다.

    특히 볼턴은 지난 3일(현지시간) 잇따른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에게 핵과 미사일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포기하라고 했다"'며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범위를 대폭 넓혔다.공개적인 반발을 자제하고 있지만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다.

    볼턴의 등장이 미국의 본격적인 강경노선 전환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회담 결과와 평가를 공유하기 위해 6일(현지시간)미국의 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대표를 만난다.

    북미대화의 조기재개를 중재하기 위한 정부의 본격 행보이긴 하지만 볼턴 악재가 등장한 만큼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번 회담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선 대화를, 볼턴 보좌관을 통해선 압박을 구사한 것 같다"며 "한미가 향후 보다 긴밀하게 소통하기 위해선 강경화- 폼페이오, 이도훈- 비건 라인 뿐 아니라 정의용- 볼턴 라인도 함께 가동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협상 변수를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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