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만난 정동영(사진=연합뉴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8일 창원 성산을 찾아 정의당 여영국 후보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정의당과 공동 교섭단체를 꾸렸던 평화당의 수장이 직접 현지까지 방문하면서 공동교섭단체 재결합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여 후보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창원과 함께 PK(부산·경남)으로 분류되는 부산에서 시당 개편대회에 참석하는 차에 창원에 들르는 일정을 잡았지만 단순한 응원 차원이 아닌 지원 유세까지 직접 나섰다.
여 후보는 "제가 당선되면 고(故) 노회찬 의원이 가시면서 1석이 부족해 해산된 국회에서 가장 개혁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섭단체가 다시 복원된다"며 교섭단체 회복을 천명했고 정의당도 선거 직후 바로 복원에 나설 뜻을 밝혀왔다.
반면 평화당은 그간 교섭단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간간히 언급하면서도 적극적인 의지는 드러내지 않은 채 "제안이 오면 그 때 부터 논의해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가 직접 창원을 찾은 것은 여 후보가 승리하면 교섭단체를 다시 꾸리는 일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이긴 여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평화당 지도부가 우르르 몰려가면 자칫 승리에 대한 김칫국을 마시는 것으로 오인될 것을 우려해 정 대표 혼자 방문했지만, 이날 지원 유세는 평화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추인을 받아 이뤄졌다.
특히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지난 초월회(국회의장+여야 5당대표 회동) 오찬에서 정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한 것을 정 대표가 수용한 것이어서 양당 대표 간에 상당한 교감이 진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평화당 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지난해 구성됐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의 부활을 꺼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선거제 개편과 사법 개혁안 등의 패스트트랙을 놓고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 정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바른미래당 내홍으로 평화당과 바른미래당 호남계 간 재결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정의당과 교섭단체를 꾸렸다가 추후 합당 등을 통해 자력으로 교섭단체가 되면 다시 정의당을 내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평화당 내 의원들 상당수는 언제 있을지 모를 변수를 걱정하며 교섭단체를 꾸리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우선 교섭단체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할 방침이다.
평화당 지도부 관계자는 "교섭단체가 되면 그간 배제돼 왔던 교섭단체 간 협상에 참여할 수 있어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에 힘을 실을 수 있다"며 "일어날지 일어나지 않을지 모를 일을 염두에 두면서 눈앞에 있는 기회를 저버리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