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위기의 한국 부모들, 빚쟁이거나 동네북이거나"



사회 일반

    "위기의 한국 부모들, 빚쟁이거나 동네북이거나"

    노키즈존, 아동존중 없이 부모에게만 책임 요구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평균치' 너무 높아진 사회
    부모에 대한 평가잣대 엄격해지고 압박 심해져
    사랑해서 결혼/출산? 이 시대엔 대책 없는 답변
    '정상가족' 고정관념에 벗어나는 게 변화의 출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2월 13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오찬호 작가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 떨어보는 금요살롱. 오늘도 강남대학교의 강유정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정관용> 오늘 특별한 손님 한 분 모셨습니다. 사회학박사 오찬호 박사 어서 오십시오.

    ◆ 오찬호> 안녕하십니까? 오찬호입니다.

    ◇ 정관용> 최근에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 이런 책을 쓰셨죠?

    ◆ 오찬호> 1년 넘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최근이에요.

    ◆ 강유정> 맞아요. 최근이죠, 맞아요.

    ◇ 정관용> 어떤 책입니까?

    ◆ 오찬호> 현대사회에서 부모들이 어떤 강박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그 강박은 현대의 어떤 젊은 세대들에게 어떤 결혼 거부, 이런 현상으로 이어지는가. 그러니까 육아도 경쟁해야 되는 사회, 이런 지점들을 비판하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강유정 교수는 자녀가 어떻게 됩니까?

    ◆ 강유정> 자녀 하나 있습니다. 1명.

    ◇ 정관용> 몇 살?

    ◆ 강유정> 11살입니다.

    ◇ 정관용> 11살. 그러면 비슷비슷하네요, 두 분이.

    ◆ 강유정> 비슷할 것 같아요.

    ◇ 정관용> 11살, 12살, 몇에, 밑에가?

    ◆ 오찬호> 12살, 7살.

    ◇ 정관용> 7살. 지금이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 키우고 있는. 그런데 조금 아까 부모의 강박 이런 단어 썼잖아요. 그게 뭐예요?

    ◆ 오찬호> 그러니까 이제 자신의. 그러니까 큰 맥락에서 출산을 이제 예전처럼 하지 않으니까 아이에게 내가 증명을 해야 되는, 아이를 어떻게 길러내야 되고 얘가 어떤 인물이 되는가에 대한 집착이라 그럴까? 그런 것들이 커졌죠. 그런데 원래 예전부터 그랬을 거예요. 그런데 이제 지금은 그 시기가 굉장히 빨라진 거죠. 그러니까 예전 같았으면 어떤 대학을 가, 이게 아니라 지금은 어떤 영어실력을 갖췄어? 초등학교 때 어떻게 인정을 받았어.

    ◇ 정관용> 영어유치원부터 시작해서?

    ◆ 오찬호> 학원에서 영재시험 보라고 그랬어. 일상 자체가 어떻게 보면 경쟁을 하고 있는 그런 어떤 강박을 많이 그려보고 싶었죠.

    ◇ 정관용> 오늘 이 부모란 무엇인가 한번 수다 떨어봅시다.

    ◆ 오찬호> 알겠습니다.

    ◇ 정관용> 부모가 뭐예요?

    ◆ 강유정> 쉽지가 않아요. 특히 실제로 부모 역할을 하다 보면 더 대답하기가 좀 어려워지는 문제인데요. 저는 오늘 한줄평 부모란 무엇이다라고, 좀 오래 고민했어요, 생각보다. 어떤 다른 현상에 대해서 뭐다라고 얘기하는 것에 비해 오래 걸렸는데.

    ◇ 정관용> 일단 결론을 들으려고 했는데 미리 해 봐요.

    ◆ 강유정> 저는 그냥 빚쟁이었어요.

    ◇ 정관용> 빚쟁이?

    ◆ 강유정> 네. 빚에 쫓기는 기분이에요, 저는. 부모가 된다는 게. 특히 워킹맘이다 보니까 좀 더 제가 늘 빚을 져서 왜 아니면 제가 사실 어떤 거 생각했냐면 마감 5분 전 같은 느낌 있죠? 마감을 해야 돼. 저는 글 쓰는 사람이니까 마감을 해야 되는데 늘 해야 될 일에 쫓기는 기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이가 빚이네요. 마감 독촉이고.

    ◆ 강유정> 뭔가 제가. 맞아요. 뭔가 해야 될 일을 잘 못하고 있다라는 약간의 자격지심 내지는 열등감을 계속 느끼게 만드는 존재죠.

    ◇ 정관용> 오찬호 박사는.

    ◆ 오찬호> 동네북이다, 부모는. 어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동네 북?

    ◆ 오찬호> 이게 어떤 거냐면 어떤 행동을 해도 욕을 먹는 상황이 늘 존재하는 것 같아요.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애를 잘 이렇게 공부를 시키면 공부를 시킨다고 욕을 먹는 거고 또 약간 자유롭게 키우면 공부를 안 시킨다고 욕을 먹는 것이고. 그러니까 세상이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서 계속 평가하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 거죠. 그러니까 가족들끼리도 받고 가족들 식구들 내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받고. 사회로부터도 그런 압박을 받고 있으니까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예를 들어서 이렇게 식당에서 떠드는 걸 예전처럼 배려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면 애한테 스마트폰을 보여줘 그럼 또 그걸 또 뭐라 그래요.

    ◆ 강유정> 애를 저렇게 키운다.

    ◆ 오찬호> 그래서 어디서 장단을 맞추란 말이야 이런 생각이 드니까 요즘 부모들이 자기들끼리만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좀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 강유정> 저는 좀 모순 같아요. 출산률이 1명 밑으로 떨어졌다고 난리가 났잖아요. 0. 88명인가요, 이렇다고 그러더라고요. 난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또 그럼 아이를 되게 신줏단지 모시듯이 사회에서 공동으로 육아도 해 주고 봐주고 해야 될 것 같은데 또 아이를 낳아서 아주 힘들게 키우는 부모들을 진짜 동네북처럼 이래도 저래도 비난을 한다면 사회적으로 너무 다른 현상 아닌가 모순 아닌가 싶어요.

    ◇ 정관용> 심지어 노키즈존, 노키즈 식당 심지어는 겨울왕국2는 노키즈영화관도 만들어달라 이랬잖아요.

    ◆ 강유정> 누가 정말 시작했는지 정말 면대면으로 말씀을 서로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재인데. 왜냐하면 원래 아이들 영화잖아요, 애니메이션은. 거기에 성인이 같이 들어가는 건데. 물론 아이가 자기가 통장에서 돈 꺼내서 티켓을 구매할 수는 없겠지만 애당초 아이 영화라는 그 출발점을 잊고 있는 게 아닌가. 아이 영화에 어른도 같이 본다. 그리고 어른도 즐긴다인데. 누가 이렇게 이 얘기 어디서부터 시작됐는가를 추적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저는 좀 들었습니다.

    ◆ 오찬호> 저는 그런데 이제 여기에서 우리가 쉽게 이해를 하기 위해서 아이 영화라는 포인트를 잡지만 그냥 전체관람가예요. 예를 들어서 이 논쟁이 쥬라기 공원 이럴 때부터 나왔거든요. 어른들도 보는 영화인데 아이들이 와서 막 공룡 흉내내곤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있을 거예요. 요즘 이제 어떤 시대적 상황에서 아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들을 많이 마주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그 각도보다 제가 겨울왕국을 볼 때 저한테 방해를 했던 관람객들은 휴대폰을 자꾸 키는 거죠, 불빛을. 어른들이에요. 어른이에요. 100% 다 어른들이고 너무 많은 음식을 드세요. 그 좁은 공간에서. 포장지를 뜯고 다 합니다. 다 어른들이었단 말이죠. 그러면 우리가 사람의 행동에 대해서 접근을 해야 되는 건데. 이게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분리를 하려고 하는 버릇은 결국은 약자에게 강자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죠. 저는 좀 그 각도에서 이게 아이 영화가 아닐지라도 어떤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와서 거기서 이상한 행동을 제어하지 못했다 치자. 그러면 우리가 그 아이를 다른 곳으로 분리시킬 수가 있는가. 그럴 권한이 없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공동체 내에서는. 그런데 강하게 밀어붙이는 거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가 개봉 17일째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정관용> 그러면 오찬호 박사는 영화뿐이 아니라 식당이나 카페, 레스토랑 이런 데에서 노키즈존 만드는 것도 좀 문제가 있다고 보시는군요?

    ◆ 오찬호> 그럼요. 제가 평범하게 간 파스타집에서 갑자기 여기에는 아이를 안 받는다 그러면 정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존재를 해야 되는 것인데. 그게 이제 그런 아이들 없는 공간에서 내가 이 공간을 즐기고 싶어한다, 그런 권리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데 되게 황당할 때가 많이 있고.

    ◇ 정관용> 강 교수는 어때요, 그 이슈에서.

    ◆ 강유정> 저는 분리라는 걸 자꾸 주장을 하시는데. 아파르트헤이트로 유명한 이런 인종 분리도 보면 차별을 사실은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아이들 차이가 아니라 차별인 거죠. 그래서 아이들에 대해서 이런 얘기들이 존중감이라는 얘기를 좀 다시 한 번 하고 싶은데. 아이의 행동 특성에 대한 조금의 존중감이 있다면 이렇게 노키즈존이라는 얘기가 해결책으로 바로 나오지는 않을 거라는 거죠.

    그런데 지금 최근에 노키즈존이 굉장히 예의 바른 엄마나 아빠들에 대한 요구사항이 된 게 여러 사회현상에서 되게 당연한 요구처럼 얘기를 하고 거기에서 왜 노키즈존을 얘기하는 것은 혹시 우리가 돌이켜봐야 되는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자꾸 지금도 부모한테 묻거든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건 다시 차별의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오찬호> 그러니까 부모에 대한 어떤 부모에게 책임을 귀결시키는 그 습관이 굉장히 더 빈번해진 건 분명히 징후가 보이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어요. 부모가 뭔가 얘기하다가 겨울왕국 나오고 이러다 보니 또 아이를 별로 안 낳는데 왜 우리는 별로 안 존중하느냐 얘기하다가 노키즈로 잠깐 빠졌다가 다시 본론으로 가서 두 분이 아이에 대해서 육아에 대해서 빚쟁이다, 마감 5분 전이다, 부모는 동네북이다 이런 말씀하셔서 내가 역설적으로 질문을 드리고 싶은 게 행복한 건 없어요?

    ◆ 강유정> 있죠. 행복은 굉장히 큰데.

    ◇ 정관용> 그런데 그게 왜 먼저 안 떠오르냐 이거죠. 그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유정> 그게 좀 부모의 자리. 제가 먼저 말씀을 드렸지만 부모의 자리가 잘해 주고 행복한 것보다 약간 못해 준 걸 먼저 생각하게 되는 기묘한 구조가 한국사회 안에서는 특히나 좀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사실은 공정성이나 여러 가지 입시제도 그리고 한편으로는 취업 문제에서도 늘 얘기가 나오는 게 부모 얘기였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흥분한 게 젊은 세대들도 있지만 부모 세대들이 나는 못해줘서 정말 마음 아팠다니까 또 나오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되게 한국사회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게 되게 부모에 대해서 굉장히 넓은 관점에서 보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엄격한 잣대들를 요구하다 보니까 저도 좀 학습이 됐나 봐요.

    ◇ 정관용> 거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나요?

    ◆ 오찬호> 가능은 하겠죠. 그런데 이제 어제 뉴스를 보는데 서울의 집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제 아이가 5학년인데 아빠.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 다니면서 절약하고 살면 내 집 마련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묻는데 요즘 세상에 누가 그래라고 대답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잖아요. 아무리 계산을 해도 불가능하거든요. 그러한 사회 속에서 아이가 살아가는데 우리가 이제 지금 우리가 그냥 기쁜 것만으로만 만족하고 사는 것은 나중에 그것이 다 어떻게 보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오는 그런 것들을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알고 있는 거죠, 이 물질적인 것이 얼마나 삶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냥 내가 행복할 수 있는데 자꾸 머릿속에 내가 정신승리하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어요. 이 아이가 나중에 이 아이 20년 후에 우리 어떤 식으로 살아갈지가 보이는데 내가 지금 우리 기쁜 것만 생각을 하는 것, 이런 지점에서 우리가 조금 쉽게 그렇게 벗어나지를 못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속물적인 생각일 수가 있는데 이 속물이라는 것이 얼마나 삶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거죠. 지금까지 그것을 성실히 살면 그것을 탈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사회가 그렇게 급변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변하면서 행복감 이런 것보다는 뭔가 부담감 또 자꾸 사회로부터 오는 압박 이런 것들을 느끼는 정도가 심해질수록 결국은 출산률이 떨어지는 게 그냥 자연스러운 귀결인가요?

    ◆ 강유정> 이런 것 같아요. 나 시험을 잘 못 치렀어보다 나 시험 안 칠 거야라는 마음처럼 다들 결혼을 나는 못하거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 경쟁 대열에 안 끼어들래, 시험 안 봐버리지, 뭐. 인생에서 그걸 시험처럼 생각한다면 나는 그냥 무자격자로 살래, 만약 그걸 자격을 요구하더라도.

    ◇ 정관용> 오늘 조금 아까 우리가 한겨레 신문 기자들이 이 스튜디오에 와서 청년 100명 여성 50명 중에 애 안 낳겠다가 29이에요. 결혼 안 하겠다고 20이에요. 아예 시험 안친다는 거죠?

    ◆ 강유정> 그러니까 시험 안 치겠다는 거죠. 말하자면 대입에 내가 가서 내 등급이 나뉘느니 그냥 대학시험 안 치르다고 나는 나로 살겠다라는 건데. 그것에 대해서 이기적이다라거나 말할 수가 없다라는 거. 왜냐하면 저도 허덕허덕하면서 살고 있으면서 나도 허덕허덕하니까 또 같이 허덕허덕하자라고 말하기 어려운 건데. 물론 아까 정관용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행복감도 말할 수가 없어요. 행복감도 말할 수가 없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내 유전자를 남겨서 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동물적으로라도 갖고 있다. 그런 것 아니라도 정말 그냥 가능성 그리고 나와 다른 존재가 그냥 나와 한가족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놀랍기는 합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 의무가 너무 많은 것도 사실이에요.

    ◆ 오찬호> 저도 행복합니다. 10분 정도. 그런데 11분이 되면 뭐지 이런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사회적 강박이 우리 사회 저출산의 기본 원인이다?

    (사진=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 오찬호> 제가 쓴 책에서 예전에는 왜 결혼 안 해 이렇게 물었는데 지금은 결혼한다고 그러면 왜 결혼해라는 질문을 정말 던져요. 그만큼 질문의 구도 자체가 바뀌어져버린 것이죠. 그래서 예전처럼 어떻게 살려고 하면 사랑으로 살지 그러면 그게 얼마나 대책 없는 답변이라는 것을 피부로 다들 느끼고 있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출산률이 뚝 떨어졌다가 다시 2 이상으로 올라가는 나라들이 있잖아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그런 건 대체 뭐예요. 뭐로 설명할 수 있는 거예요?

    ◆ 오찬호> 굉장히 복합적인 요인이 섞여져 있는 건데 그래서 우리 사회도 지금 출산률이 문제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가족공동체에 대한 다들 욕망은 가지고 있다라는 사례인 거죠. 그런 사례들이. 그래서 이제 오히려 지금의 대한민국은 약간 접근하는 방식이 뭔가 이렇게 현금을 이렇게 지급을 한다든가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이야, 단지 이런 식으로만 접근을 하는데. 실제로 유럽에서 접근하는 방식은 정말 총체적인 접근, 복합적인 접근이고.

    ◇ 정관용> 사회 전체를 개조하는.

    ◆ 오찬호> 그렇죠. 그리고 이제 어떠한 그 안에서 어떤 정상 가족의 신화 이러한 것들을 오히려 깨나가는 거죠. 결국 우리는 가족공동체만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다양성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정상 가족의 신화를 깨어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떤 도전을 할 수 있고 선택을 할 수 있는 지점이 열렸다라는 지점에서 우리도 조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죠.

    ◇ 정관용> 조금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니라 급격한 변화가 필요하겠네요.

    ◆ 강유정> 급격한 변화. 결혼이라는 정답이 자꾸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여겨서 되게 힘든 건데. 아까 제가 시험이라는 표현처럼 시험도 아니고 정답도 아니고 어떤 방식이든 같이 살아가면 된다라고 생각하면 훨씬 부담이 줄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충격적일 수 있지만 유럽 국가들을 평균을 잡아서 비결혼 출산이 절반이 넘는 나라가 많아요.

    ◆ 강유정> 맞아요. 그래도 혜택이 다 주어지고.

    ◇ 정관용> 똑같고요.

    ◆ 오찬호> 우리가 학교에서 학부모라는 표현을 이제 좀 쓰지 말자고 하거든요. 보호자로 써야 된다는 거죠. 부모라는 개념이 어떤 혈연적인 관계로 맺어야 된다는 느낌들. 이런 정상 가족의 개념에서 우리가 굉장히 벗어나야지만 정말 말 그대로 출산에 대한 걱정이 달라질 수가 있는 거죠.

    ◆ 강유정> 맞아요. 제가 최근에 읽은 소설 중에 이주란 작가의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라는 소설이 있는데 이모랑 조카가 같이 살아요. 그래서 방과 후 학교에 가서 관계란에 이모라고 안 쓰고 자기 이름을 쓰고 나오거든요. 이게 참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거기 가게 되면 엄마, 아빠 혹은 할머니 이렇게 관계를 쓰도록 관계를 쓰는 이 란부터 좀 고쳐져야 되는데. 학교에 만약에 학부모 모임이 있는데 아빠만 가도 이상한 아이가 되는 거예요. 대개 엄마들이 오기 때문에. 그러니까 이게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고 그렇게 패턴도 많이 바뀌었는데 학교라든가 가족 문화는 여전히 한 80년대, 90년대 머물러 있으니 사람들이 멀미를 느끼죠.

    ◇ 정관용> 80년대, 9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적 지적을 하시는 강유정 교수조차도 뭔가 의식의 강박에 자꾸 시달리잖아요.

    ◆ 강유정> 맞습니다.

    ◇ 정관용> 그냥 가족이란 아이랑 나는 한집에서 재미있게 잘 지내는 사이. 아이 인생? 자기가 알아서 잘 살겠지 이렇게 안 되나요?

    ◆ 강유정> 그러게요. 그러니까 저도 최소 엄마들 다 왔는데 내가 못 갈 때 그런 미안함, 이런 것들이 막 쌓여서 제가 빚쟁이 같은 마음이 드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단한 걸 해 주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최소한의 것을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대개 부모들이 갖고 있는 것 같아요.

    ◆ 오찬호> 제가 책에도 썼는데 사교육을 시키는 게 대단한 아이를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니라 평균치를 만들려고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사회가 기본적으로 바라보는 평균치 자체가 높아져버린 것이죠. 그 가정에 탈진이 일어나는 거죠.

    ◇ 정관용> 그게 사실은 사회가 바라는 평균치가 아닌데 그걸 평균치인 것처럼 자기가 착각하고 괜히 자기한테 강박을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오늘 쭉 얘기를 종합해 보니까 사회적인 조건에 있어서 우리는 참 살기 힘든 사회를 만들어놨어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결혼은 엄두도 안 나고 내 집 마련 엄두 안 나고, 그렇죠? 그런데 의식적, 문화 의식적 측면에서는 엄청난 강박관념을 심어주는 사회. 이 두 가지가 결합되니까 진짜 부모 노릇하기 어려운 사회네요.

    ◆ 강유정> 영웅이에요, 그런 거에 정말 강박 없이 나 혼자 살겠다 하는 것.

    ◆ 오찬호> 저는 영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렇게 할 만한 사람들이 하더라, 이런 식으로 보통 비판을 합니다.

    ◇ 정관용> 오늘 강유정 교수, 오찬호 작가 두 분 말씀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 오찬호> 감사합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