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된 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오른쪽)과 그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 (사진=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 제공)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11일(현지시간) 깜짝 지명된 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 언론은 그녀에 대해 최초의 주요 정당의 유색인 부통령 후보라면서 역사적인 지명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그녀의 인종적 배경은 독특하다.
흑인이라지만 흑인이라고 하기엔 뭔가 다른 매력이 풍기는 마스크다.
그녀의 자서전과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해리스 후보는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1964년 태어났다.
부모 모두 미국 이민 1세대다.
따라서 카맬라 해리스는 중남미계 또는 아시안계 이민 2세대인 셈이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모. (사진=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 제공)
해리스는 자신의 인격적 형성에 어머니 쪽 영향을 더 받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어머니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그녀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인도 남동부 나킬 나두에서 외교관 아버지와 여성 인권 운동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델리대학을 졸업한 샤말라는 19세 때 미국 명문공립대 UC버클리 대학원에 진학해 영양학과 내분비학을 전공한다.
바로 그 곳에서 카맬라 해리스 후보의 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를 만난다.
도널드는 자메이카 출신 유학생이었다.
자메이카의 서인도 대학을 졸업한 뒤 역시 UC버클리로 유학와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던 중에 샤말라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당시 학생운동을 하다 눈이 맞아 결혼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맬라가 태어난 것은 어머니 샤말라가 박사학위를 받은 해인 25세 때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7년 뒤, 즉 카맬라가 7살 되던 해 샤말라와 도널드는 이혼하게 된다.
카맬라 해리스의 어린시절 모습. (사진=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 제공)
카맬라와 그의 여동생은 어머니 샤말라의 양육으로 성장했다.
카맬라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람이 어머니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카맬라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예비 후보로 나선 뒤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를 대중 연설의 소재로 활용한 일이 많았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그는 "제 어머니는 가만히 앉아서 불평만 하지 말고 뭔가를 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어린 저희에게 여러 일을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 될 지언정, 마지막으로 하는 사람이 되지는 말라고 하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맬라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에 출마했을 때 선거운동을 조직했던 짐 스턴스는 '더 머큐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그 자신의 뿌리 이야기를 찾으려고 하겠지만, 카맬라는 항상 일관됐다"며 "그녀는 자신의 뿌리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고, 그녀의 어머니가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카맬라 해리스가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에 출마했을 당시 그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이 군중 앞에서 연설하던 모습. (사진=카맬라 해리스 상원의원 제공)
그 때문인지 샤말라는 딸이 선출직 공무원에 도전할 때 마다 가장 열성적인 후원자로, 딸에 대한 증언자로 서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샤말라는 평생 유방암을 연구해온 의학자로 살아왔지만 그 자신은 결국 대장암에 걸려 2009년 유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송곳 같은 의정활동으로 유명세를 타온 카맬라의 화술은 아버지 도널드를 더 닮았다는 증언도 나온다.
샤말란과 이혼한 도널드는 1975년 서부 유명사학 스탠포드대학 경제학부 교수에 임용됐다.
그는 마르크스 경제학 교수로 이름을 떨쳤는데, 카맬라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가 아버지의 진보적 이념성향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