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국가인증통합마크(KC) 미인증 제품에 대한 해외직구 금지 조치에 대해 "과도한 규제"라며 정부에 재고를 촉구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이후 약 한 달 만에 정부 정책 현안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이 애용하고 있고 저도 가끔 해외직구"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황진환 기자
한 전 위원장은 1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 시 KC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이 정부 정책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4·10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 전 위원장은 "해외직구는 이미 연간 6조 7천억 원을 넘을 정도로 국민이 애용하고 있고 저도 가끔 해외직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제품의 안전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5월 16일 (정부) 발표처럼 개인의 해외직구 시 KC인증을 의무화할 경우 그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어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국내 제조업체 보호하는 개발연대식 정책"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연합뉴스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KC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안전을 내세워 포괄적, 일방적으로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것은 무식한 정책"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유해성이 입증되면 국산이든 외국산이든 유통을 금지하고 제조사에 책임을 묻는 건 당연히 필요한 사회적 규제이지만, 유해성 입증과 KC인증 획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또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규제는 필요한 곳에만 정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을 핑계로 중국의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으로부터 국내 인터넷쇼핑업체와 제조업체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국내 소비자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국내 제조업체를 보호하는 개발연대식 정책으로 기업 경쟁력이 생기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값싼 제품을 해외직구할 수 있는 소비자 선택권을 박탈하면 국내 소비자들이 그만큼 피해를 본다"며 "더구나 고물가 시대에 해외직구 금지는 소비자 피해를 가중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외직구 차단 논란에 정부 "위해성 품목만 차단" 해명
국무조정실은 지난 16일 80개 품목에 안전 인증이 없으면 해외 직구가 원천 금지되는 것을 골자로 한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플랫폼을 겨냥한 듯한 규제가 '국민 선택권 제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다음날인 17일 설명자료를 내고 해당 정책이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고 실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부터 반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