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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머쉬베놈 "얘는 좀 '난 놈'이란 걸 보여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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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머쉬베놈 "얘는 좀 '난 놈'이란 걸 보여주고 싶어요"

    '쇼미더머니 8' 출연해 주목받고, '쇼미더머니 9'에서 준우승 차지
    충청도 사투리 억양과 맛깔나는 가사가 결합한 독특한 개성으로 눈길
    "저는 사실 랩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 하나의 아티스트이자 캐릭터로 남고 싶어"
    '쇼미더머니 9' 이후 변화는? "저는 그대로, 많이 알아봐 주신다"
    내년 3월 전에 앨범 발매하려고 준비 중

    지난 18일 종영한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9'에서 준우승한 래퍼 머쉬베놈 (사진=CJ ENM 제공)

     

    "보자 보자 어디 보자 너 두고 보자 / 보자 보자 어디 보자 넌 담에 보자 // 그냥 될래 부자 / 여러분은 나를 뽑자 / 그리고 뽑자 뽕뽕뽕뽕"

    "난 몰러유 그딴 거 나는 잘 몰러유 / 구시렁 시부렁 몰러유 / 한 판을 붙어유 렛츠기릿 / 난 몰러유 그딴 거 나는 잘 몰러유"

    지난 18일 종영한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9'에 범상치 않은 참가자가 나타났다. 직전 시즌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던 래퍼 머쉬베놈(이태민)이었다. '멋'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보자 보자 어디 보자~" 하면서 어디서도 듣지 못한 랩을 펼친 그는 합격 목걸이를 쥐었다. 이후로도 자신만의 말맛이 살아 있는 무대로 이목을 끌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점쳐진 이유다.

    방송에서 '쇼미더머니 본선 진출' 하는 게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중 하나라고 했던 그는 지원자 2만 3천 명 중 최후의 4인으로 우뚝 섰다. 23일 오후 전화 인터뷰로 만난 머쉬베놈은 함께 결승에 진출한 릴보이, 래원, 스윙스 등 다른 참가자들이 너무 쟁쟁했다면서 "매사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다른 참가자 무대로는 릴보이의 '온 에어'(On Air)를 꼽으며 "훌륭했다"라고 전했다.

    3개월간의 숨 가빴던 일정 속에서 준우승을 거둔 그에게 소감을 묻자 "아, 너무 속 시원하고 즐거웠다"라는 짧은 답이 돌아왔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는 래퍼 미란이와 함께한 'VVS'를 꼽았다. 'VVS'는 다이아몬드 등급 중 최상위를 뜻하는 VVS처럼 과거의 나를 딛고 빛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곡으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인기를 과시했다.

    하지만 한 팀이었던 오왼의 대마초 흡연 사실이 뒤늦게 보도되면서 머쉬베놈과 미란이는 계획을 급히 수정해 둘만으로도 꽉 찬 무대를 만들어야 했다.

    머쉬베놈은 당시를 회상하며 "진짜 솔직히 처음엔 멘탈이 깨졌는데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생각밖에 없었고, '최선을 다해서 이뤄낼 걸 이뤄내자!' 이 마인드밖에 없었다. 힘들었지만 바로 어떻게 해 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머쉬베놈은 팀 저스디스X그루비룸, 일명 '굴젓' 팀에 속해 경연을 진행했다. 또한 머쉬베놈은 미란이와 함께 'VVS' 무대를 선보였다. 이 곡은 큰 사랑을 받으며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사진=CJ ENM 제공)

     

    짝꿍처럼 함께한 미란이를 두고는 "되게 끼가 많은 친구"라며 "누가 잘 만들어준다면 더 성장할 수 있겠다 하는 걸 많이 느꼈다. 그리고 잘 따라와 줬다. 저는 너무 밑바닥에서 많이 굴러서 상처가 난 몸인데 그 친구는 안 그랬다고 해야 할까. (같이 하는 무대가) 너무 재미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쇼미더머니 9'은 프로듀서 팀과의 궁합도 중요했다. 굴젓(그루비룸-저스디스), 코팔(코드쿤스트-팔로알토), 자기(자이언티-기리보이), 다와이(다이나믹듀오-비와이) 팀 중 머쉬베놈은 굴젓 팀 소속이었다. 그는 그루비룸과 저스디스에 관해 "아주 배운 게 많다. 되게 냉철했다. 딱 아니다 싶은 건 아니라고 컷해줬다. 곡을 어떻게 끌어가야지 재미있는지를 많이 배운 것 같다"라고 밝혔다.

    중학생 때 대회에 나가 비트박스로 1등을 했지만 랩 하는 친구가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보고 시작했던 '음악'은 이제 직업이 됐다. 가사를 쓰기 시작한 지는 약 10년이 됐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무명의 시간이 길었다. 이와 관련해 머쉬베놈은 '노 코멘트' 했다.

    '멋이 밴 놈'이라는 의미의 머쉬베놈이라는 이름으로는 지난해 싱글 '왜 그리 시끄러운 것이냐'를 통해 데뷔했다. '알려 좀 주쇼', '버르장멋', '왔다' 등 그동안 낸 곡은 영어보다 한국어 비중이 압도적이며,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흥미로운 전개가 인상적이다.

    '쇼미더머니 9' 경연에서도 머쉬베놈은 기량을 발휘하면서도 흥겨움과 재치를 놓치지 않아 심사위원단은 물론 다른 참가자들에게까지 웃음을 끌어냈다. 이전 미션에서 등장했던 '고독하구만'이라는 표현은 세미 파이널에서 아예 '고독하구만'이라는 곡으로 확장했다. 이런 가사는 어떻게 쓰는 걸까.

    머쉬베놈은 '쇼미더머니 8'과 '쇼미더머니 9'에 출연해 두 개의 합격 목걸이를 쥐었다. (사진=CJ ENM 제공)

     

    "뭔가 듣다가 툭툭 튀어나오는 게 있어요. 이게 꽂힌다 싶으면 진행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해요. 이번 '쇼미 9'이 시간이 너무 없어서 (쓴 가사가) 100% 만족스럽진 않지만 '가다'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좋더라고요."

    릴보이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가장 견제한 참가자로 머쉬베놈을 꼽았다. '항상 여유가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를 언급하자 머쉬베놈은 "여유 있는 척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항상 무대 오를 때마다 가사를 외우든, 못 외우든 '이 정도면 어떻게 되겠지', '가사 틀려도 다른 거 뱉으면 되겠지' 했다. 그냥 즐기려고 한다"라며 "일단 야망이 있어서 여기서 떨면 앞으로 더 큰 대회에 나가면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멋은 곧 '나다운 것'이라는 머쉬베놈은 '쇼미더머니 9'에서도 같은 마음가짐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봤을 때 '아, 얘는 임기응변이 좋고 즐기는 사람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매사에 즐기려고 한다. 나로 인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좋더라"라고 부연했다. "'와, 얘는 좀 난 놈이다' 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그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건 "앞으로의 숙명"이다.

    "이건 겸손한 게 아니라, 저는 사실 랩은 아직 다른 사람보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잘하는 사람 진짜많다고 봐요. 전체적인 그림을 봤을 때 저는 하나의 아티스트나 캐릭터로 남고 싶다는 생각이 되게 커요. 항상 남들이 못하는 걸 제가 하자, 이런 마인드가 있어요."

    '쇼미더머니 9'은 머쉬베놈에게도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들어줬으나, 머쉬베놈은 출연 전후로 자기 자신은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바뀐 게 없다. 저는 그대로다. 마스크 써도 알아봐 주시는 것 정도? 제가 눈 때문에 사실 인상이 강한데, 그래서 잊기가 힘든 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머쉬베놈이라는 랩 네임은 '멋이 밴 놈'이라는 뜻이다. (사진=CJ ENM 제공)

     

    물론 '쇼미더머니 9' 준우승을 차지하며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머쉬베놈의 존재를 알게 됐기에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나아가자, 이 생각밖에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초 올여름을 목표로 정규앨범을 준비 중이었던 머쉬베놈은 앨범 작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발매 시기를 묻자 "3월 전에 뭐든 낼 거다. '쇼미'를 하면서 노래를 빨리 만드는 법을 배웠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넘쳐난다. (원래 준비하던 것과는) 달라질 것 같다. 악기 라인이나 가사를 '쇼미'에 많이 써서 다시 채워야 한다. 너무 생각이 들어가도 (작업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계획했던 개인 콘서트도 하지 못하게 됐으나, 머쉬베놈은 자신만의 확고한 브랜드 콘서트를 만드는 게 꿈이다. 그는 "진짜 제대로 해서, 저만의 브랜드가 있는 걸 만들고 싶다. '싸이 흠뻑쇼'처럼. 저의 완성은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체계적으로 무대를 짜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소속사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아요. 맘 맞는 곳이 있으면 갈 거 같은데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까… 혼자 하든 같이하든 재밌게 살고 나를 더 확실히 보여주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어요. 어떻게 가든지 무조건 더 올라갈 생각이고, 재미있게 될 생각입니다. 팬분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너무 고맙고 정말 앞으로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더 재밌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머쉬베놈은 앞으로도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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