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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안강 '폐기물매립장' 추진…주민에 '금품 살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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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안강 '폐기물매립장' 추진…주민에 '금품 살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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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체측, 구미업체 견학 주민에 10~20만원씩 제공
    반대대책위, 경찰에 고발 vs 업체 "관련법 따라 정당"

    경주 안강 주민들이 지난해 10월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는 집회을 열며 삭발을 하고 있다. 문석준 기자
    경북 경주 안강 두류공단에 폐기물매립장 설치가 추진되자 환경오염을 우려한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관계기관의 허가 심사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업체 측이 주민을 상대로 금품을 뿌리고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A사는 지난해 8월 안강읍 두류리 일원 8만7831㎡ 부지에 매립면적 5만9158㎡(1공구 3만710㎡, 2공구 2만8448㎡)의 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매립용량은 226만2976㎡에 달한다.

    안강 주민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매립장이 들어서면 인근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은 물론, 악취와 분진 등으로 주민들의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곳은 3년 전인 2017년 10월에도 폐기물매립장을 조성하려했다가 경주시가 주민 건강과 생활환경 위협, 지하수 오염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반려한 곳이어서 논란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당시 사업을 추진하던 B사는 경주시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2019년 5월 대법원 항소심에서 최종 기각돼 사업은 무산됐다. 하지만 2년 만에 업체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축소해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강읍 주민들은 '안강읍민의 외침'을 비롯한 폐기물매립장 반대 단체를 만들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민 수백 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와 삭발식을 갖고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매립장 저지에 힘을 쏟고 있다.

    폐기물매립장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업체가 여론 전환을 위해 주민들에게 돈을 살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주 안강 주민들이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문석준 기자
    '안강읍민의 외침'과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 등에 따르면 업체 측은 지난해 11월을 전후해 주민들을 전세버스에 태우거나 개인 차량을 이용해 '선진지 견학'을 명목으로 구미에 있는 한 폐기물 업체에 데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은 차량 안에서 설문지 형식을 띤 동의서를 받은 뒤 주민들에게 10~20만원의 현금을 주고 구미의 한 식당에서 점심도 제공했다.

    업체 측은 매립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움직이며 지인 등을 중심으로 "용돈을 벌러 가자"거나 "어디 구경을 가자"며 견학을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견학을 다녀온 한 주민은 "아는 사람이 견학을 가자고 해 구미 4공단에 있는 최근 만들어진 폐기물업체를 다녀왔다"며 "업체 측은 구미와 같은 방식으로 매립장을 깨끗하게 만들겠다면서 경주에 돌아와서는 설문조사를 끝낸 뒤 돈을 건넸다. 돈을 받은 것이 문제가 생기면 XX씨가 책임을 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소문을 들은 반대대책위가 확인한 결과 이 업체가 계약한 전세버스는 50여대에 달했다. 하지만 선진지 견학을 명목으로 한 구미 폐기물업체 방문은 안강읍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잠시 중단된 상태다.

    반대대책위는 업체의 금품 살포 의혹에 대한 증거들을 모아 지난 12월 24일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위계에 의한 사전매수'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경주경찰서로 넘어온 상태다.

    하지만 업체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오히려 대책위를 '무고'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선진지 견학과 식사제공 등은 주민 수용성 강화를 위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집행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폐기물관리법은 주민 수용성 강화 등을 위해 발전기금 조성과 부대시설 견학 및 지원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선진지 견학도 변호사 등의 자문을 거쳐 실시했다"며 "일부 주민들이 주장하는 금품 살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우리를 고발한 6~7명의 사람들을 무고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주민 수용성 강화와 깨끗한 매립장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남수 안강읍 단체장협의회장은 "업체 측은 먼 곳에서 택시를 타고 오는 주민을 위해 교통비 명목으로 돈을 줬다고 주장하지만 견학을 다녀온 사람 대다수는 읍내에 거주하고 있어 교통비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고, 설문지를 작성한 모든 사람에게 돈을 제공한 것은 분명한 사전매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폐기물매립장은 안강 주민들의 건강권과 삶의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경주시는 주민수용성과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하루 빨리 사업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체 측은 대구지방환경청이 제시한 보완대책 마련을 이유로 오는 25일까지 허가신청에 대해 1차 연기를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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