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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한국군 전력증강에 대한 북한의 '합리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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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리뷰]한국군 전력증강에 대한 북한의 '합리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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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GDP 합쳐도 南 국방비보다 작아…경항모, KF-21 등 첨단전력화
    南 "주변국 잠재 위협 대비용"…北 입장에선 '핵 집착' 강화되는 계기
    상호불신 악순환에 자칫 통제불능 상황…대화 복원, 신뢰 회복 절실
    北 우려 줄이려면 군사공동위 등에 응해야…급격한 군비팽창 검토도 필요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 북한군 초소에 인공기가 걸려 있다. 박종민 기자
    경항모 사업과 KF-21 개발, 미사일 사거리제한 해제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군 전력 증강 속도가 가파르다. 중국의 군사굴기 등 주변국 잠재 위협에 대비한 것이지만 북한이 수용할 리 만무하다. 실제로 날선 비난을 쏟아내며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재래식 전력의 열세 때문에 핵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남측이 계속 군사력을 키운다면 핵을 포기하기가 그만큼 힘들어진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남한은 남한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둘 다 딜레마인 셈이다. 이를 풀어갈 방도는 있을까?

    ◇北 GDP 합쳐도 南 국방비보다 작아…경항모, KF-21 등 첨단전력화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 검문소에서 한 병사가 차량을 검문 중이다.
    우리 군 전력이 북한군을 압도한다는 평가에 더 이상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 한동안 '양적 열세 질적 우세'라는 담론이 지배했지만 엄청난 국력 격차를 보여주는 수치 앞에서 설득력을 잃었다.

    북한은 국내총생산(2019년 기준 35.3조원 추산) 자체가 우리 국방예산(올해 53조원)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이후 사정은 더 악화됐을 게 틀림없다.

    반면 우리 군은 2025년까지 국방중기계획에 약 300조원을 투입해 전력을 더욱 첨단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군 정찰위성과 중고도 정찰용무인항공기 등까지 갖추면 세계 수준의 강군으로 손색이 없게 된다.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이란 엄격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라도 막강 군사력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한국 군사력은 이미 지금도 프랑스, 영국보다 앞선 세계 6위(GFP 평가)에 올라있다.

    ◇南 "주변국 잠재 위협 대비용"…北 입장에선 '핵 집착' 강화되는 계기

    뉴스1 제공
    북한으로선 신경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킬체인이나 참수부대 등 북핵 무력화 목적의 3축체계는 실효성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심각한 위협이다. 재래식 전력에서 한국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북한으로선 나름 '합리적' 우려를 하는 셈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한 군대는 내 적수가 될 수 없다"고 허세를 부렸지만 속내는 전혀 다르다. 그가 올해 초 8차 당대회에서 "(남측은) 첨단 공격장비 반입 목적과 본심을 설득력 있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한 뒤 북한은 내내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한미 간 미사일지침 종료에 대해서도 '고의적 적대 행위'라고 비난했다.

    물론 한국도 할 말이 많다. 우리 군 전력 강화는 기본적으로 북한 핵 위협 대비용이다. 더구나 대량살상무기(WMD) 앞에서 재래식 전력은 아무리 늘려봐야 비대칭의 한계가 있다.

    북한이 핵을 붙들고 있는 한 전력 증강 중단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달라진 동북아 환경까지 감안하면 미래 잠재 위협에 대한 적정 억지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숱한 외침의 역사를 공유하는 북한도 이런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상호불신 악순환에 자칫 통제불능 상황…대화 복원, 신뢰 회복 절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지난 2018년 9월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상호 불신의 악순환 속에 자칫 통제 불능의 충돌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대 위협에 대한 '충분한' 억지력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한 언제나 충분하지 않다.

    특히 3축체계는 북한의 공격 임박시 선제타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오판 가능성을 키운다. 북한으로선 남한의 선제공격 요소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억지력보다는 오히려 공격성이 커지는 것이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한국이 재래식 전력을 선제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은 재래식 전력의 열세인 북한이 선제 핵사용 필요성을 강화하는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려면 어떻게든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 그 출발점은 대화창구의 복원이 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남측 진의를 북측에 진정성 있게 설득하고, 북한의 우려를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9.19 군사합의인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을 관철시켜야 한다.

    ◇北 우려 줄이려면 군사공동위 등에 응해야…급격한 군비팽창 검토도 필요

    물론 말뿐인 약속은 한계가 분명하다. 핵무력은 대남용이 아니라는 북한 주장을 우리가 믿지 않듯, 북한도 주변국 잠재 위협에 대비해 전력을 증강한다는 우리 주장을 믿기 힘들 것이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북한이 설령 군사공동위에 응하고 심지어 단계적 군축 같은 대합의를 이룬다 한들 기본적 한계가 있다. 이미 전력 격차가 현격한 상황에서 호혜적 조율이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미래 잠재 위협에 대비한 필수전력까지 군축 대상에 넣을지도 문제로 남는다.

    경항공모함 전투단 개념도. 해군 제공
    그러나 적어도 논리적 차원에선 북한을 설득할 여지가 있다. 이미 상당한 전력을 갖춘 한국이 굳이 대북 억지력에 중복 과잉 투자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ICBM은 대남용이 아니라고 하듯 (예컨대) 경항모도 대북용이 아니라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북한 논리를 역이용하는 셈이다. 실제로 정부는 경항모 사업 배경에 대해 북한보다는 해양이익 수호 등 미래 비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한편에선 지정학적 잠재 위협을 감안하더라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급격한 군비 확장이 본의 아니게 역내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기도 한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남북이 제살 깎아먹기 식 군비경쟁으로 주변국만 이롭게 하지 않으려면 '방위 충분성'이 아닌 '평화 충분성' 차원의 면밀한 전략적 계산을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컴팩트 하고 임팩트 있는 첨단 전력화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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