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이면에 '부채 공화국' 그림자



금융/증시

    금융지주 역대급 실적 이면에 '부채 공화국' 그림자

    코로나19 사태에도 저금리 기조에 대출 크게 늘며 순익 역대 최대치
    당장은 실적 좋지만 무리한 부채 기반한 성장은 '금융불균형' 부메랑…"임계점 올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각 금융사가 올해 상반기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 이면에는 언젠가 금융불균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는 '역대급' 부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적시즌을 맞아 4대 금융그룹을 비롯해 각 금융사들이 상반기 실적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지난 22일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2조 47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44.6% 늘어난 수치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그룹은 1조 7532억원, 우리금융그룹은 1조 41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두 금융그룹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그룹과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이 오는 27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역시 다른 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4대 금융그룹을 비롯해 주요 금융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위기 극복을 위한 저금리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이자마진이 크게 줄었지만 대신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대출을 내줄 때마다 마진은 줄었지만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줄어진 마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30조 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 찍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액은 41조 6000억원으로 지난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금융사 가운데 단연 실적이 돋보인 증권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각 증권사들은 소위 '동학개미'로 대표되는 주식 참여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이 역시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시중에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이 증시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저소득층, 그리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 경제 취약계층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출을 늘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저금리 기조를 이용해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에 투자하는 수요가 늘면서 금융사들이 역대급 호황을 누린 측면이 더 크다.

    문제는 '영끌', '빚투' 등을 위한 무리한 대출에 기반한 금융사들의 역대급 실적이 향후 금융불균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데 있다.

    당장 금리가 오르면 각 경제주체가 부채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를 때 전체 가계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11조 8000억 원에 이른다. 또, 자영업자의 경우는 연간 이자가 5조 2000억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다 금리인상을 비롯해 유동성 회수가 시작되며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하락할 경우 개인의 부담을 넘어 국가경제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이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그만큼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큰 만큼 리스크 요인을 사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언젠가 감당할 수 없는 부채의 임계점이 오면 금융사들도 위기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며 "역대급 이익에 취해 대규모 중간배당 등 그들만의 잔치를 벌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금융소비자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지를 보다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NOCUTBIZ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