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22일 원숭이두창 의사환자(의심자)인 외국인 1명과 내국인 1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국내 첫 원숭이 두창 유입이 된다. 이중 한 명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과정에서 의심 증상을 보여 오후 9시 40분 무렵 인천의료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2일 오전 출입통제 된 인천의료원 음압치료 병동 모습. 황진환 기자독일에서 입국한 우리 국민이 원숭이두창 감염 진단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다른 외국인 감염 의심환자는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이외 감염이 의심될만한 접촉자는 현재 없는 것으로 보면서도 확진자 발생에 따라 위기단계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올려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백경란 청장)은 22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 A씨가 최종 양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0대인 A씨는 독일에서 지난 21일 오후 4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입국 전인 지난 18일 두통 증상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에는 37.0℃ 수준의 미열,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이후 입국하며 스스로 질병관리청에 의심 증상을 신고했고 이후 의심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하여 감염이 의심되는 '의사환자'로 분류돼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환자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며 "오늘 발열증상이 조금 나타나고 있어서 해열제 처방 등 대증요법을 중심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환 기자방역당국은 A씨의 비행기 탑승 및 입국 과정의 동선 파악은 마쳤고 감염 우려가 높은 '고위험 접촉자'는 현재로서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다행히 환자 분이 우리나라에 입국한 후 공항 검역대부터 신고를 통해 안전하게 검역관, 그리고 병원으로 인계돼 특별히 주의할 만한 다른 접촉자들은 없다"고 했다.
다만 A씨의 비행기 좌석과 가까이 앉은 승객들에게는 혹시 위험이 존재할 가능성을 고려해 중위험 접촉자로 분류해 능동감시를 하기로 했다. 다만 이 단장은 "중위험이라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위험에 노출됐다는 뜻은 아니"라며 "현재 역학조사 진행 중이고 이분들에 대해서 특별히 접촉의 위험이나 다른 위험 요인이 없다면 관리 수준은 재조정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근 겪었던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전했다. 백경란 청장은 "위기평가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낮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의견을 줬다"며 "하지만 긴 잠복기를 갖는 질병의 특성으로 인해서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자문했다"고 했다.
A씨와 함께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신고됐던 외국인은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를 앓은 것으로 검사 결과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숭이두창 확진에 대비한 여러 의료 조치는 종료될 예정이다.
황진환 기자해당 환자는 지난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그 전날인 19일부터 원숭이두창 대표 증상인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증상 그리고 수포성 피부병변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1일 오전 부산 소재 병원에 방문해 같은날 오후 4시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로 신고돼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았다.
음성으로 확인됐지만 해당 외국인 환자의 사례처럼 증상이 나타나도 방역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을 시 감염 차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임숙영 단장은 "현재 검역단계에서 입국자에 대해서 발열체크를 하고 있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징구해서 증상 여부에 대해서 확인을 하고 있다"며 "건강상태질문서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는 검역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해외입국자들은 의심증상 여부에 대해서 검역관의 검역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위기평가회의를 개최한 뒤 위기상황을 기존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을 반장으로 운영되던 대책반을 백 청장이 본부장을 맡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해 다부처 협력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 지자체에서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운영하도록 해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할 계획도 함께 밝혔다. 해외 유입 감시도 한층 강화해 하반기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발생이 빈발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발열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