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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알짜 정비사업지서도 발 빼는 건설사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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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서울 알짜 정비사업지서도 발 빼는 건설사들…왜?

    핵심요약

    '강남권 대어' 방배 신동아 재건축·'1호 공공재개발' 흑석2구역 재개발, 모두 경쟁 입찰 불발
    "원자재 가격 급등에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대내외 불확실성 커, 무리한 수주는 지양"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황진환 기자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황진환 기자
    금리 인상 기조에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어느 때보다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성이 낮은 정비사업장 수주 현장에 건설사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서울 알짜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사업장에서도 줄줄이 경쟁 입찰이 불발되는 등 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는 모양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장인 흑석2구역이 지난 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차를 마감한 가운데 1차 입찰에 이어 2차 입찰에서도 삼성물산만 단독 참여했다. 관련 규정상 두 번째 입찰에서도 경쟁 구도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독 응찰업체가 수의계약으로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흑석2구역은 흑석동 일원에 지하 7층~지상 최고 49층, 1216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5천억 원 규모다. 흑석뉴타운은 도심 접근성이 좋고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사업장이다. 1차 입찰 후 진행된 설명회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5곳이 참여해 해당 사업을 두고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고됐고,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끝내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제공현대건설 제공
    다음 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이 예정된 방배동 신동아 재건축도 경쟁 입찰 불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배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35층, 847가구 규모로 재건축이 예정된 해당 단지는 올해 하반기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혔다. 당초 현대건설과 포스코가 참여해 자웅을 겨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대건설이 조합 집행부가 상대측 건설사에 편파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현대건설은 "현대건설은 (조합에) 단지 내 개방된 홍보 부스 설치를 허용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으나 (이를 불허하고) 특정건설사가 홍보 금지 사항인 전시관 관람을 시행하는 것을 사실상 묵인했다"며 "이런 상황에 대한 해명과 입찰 지침의 불합리한 부분에 관한 질의 공문을 몇 차례 발송했으나 지금까지 어떤 답변도 듣지 못한 상황"이라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의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는 수진1구역도 3번의 입찰을 진행한 끝에 가까스로 시공사를 정하게 됐다. 수진 1구역의 3차 입찰 마감 결과 대우건설-현대건설-DL이앤씨 컨소시엄(메가시티 사업단, 주관사는 대우건설) 단 한 곳만이 응찰했다.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일대에 공동주택 5259가구, 오피스텔 312가구 등 총 5571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를 짓는 해당 사업은 당초 3.3㎡당 495만 원의 공사비를 책정했지만 1차 입찰에서 시공에 나서는 건설사가 없자 2차 입찰에서는 공사비를 510만 원으로 상향 책정했다. 2차 입찰에서도 나서는 시공사가 없었지만 3차 입찰에서 메가시티 사업단이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주요 대형 시멘트사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 모습. 연합뉴스주요 대형 시멘트사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지난 1일 서울 시내의 한 레미콘 공장 모습. 연합뉴스
    건설사들이 알짜 정비사업장 수주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은 올해부터 본격화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등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시멘트 가격을 올린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상승에 따른 경영 악화를 이유로 이번 달 가격 추가 인상을 단행하고 있고, 철근가격도 지난 2020년보다 72%가 오른 상태다. 공사비 부담이 커지면서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착공에 나서지 못한 사업장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과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대전 용두동 2구역 재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상반기 시공사를 정한 전국 120여 개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사업장 중 시공사 입찰 때 건설사가 두 곳 이상 참여한 곳은 10곳 중 1곳 수준이었고 나머지는 1개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해 수의 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건설사들의 '수주 옥석 가리기'가 짙어지는 모양새다.

    설상가상으로 연이은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심리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경쟁을 통해 수주를 하기보다는 '확실한 사업만 하자'는 심리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중소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시장이 좋을 때는 조금 무리해서 수주를 하더라도 수익에 큰 영향이 없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주한 사업장의 원가율이 매일 달라지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인한 미분양 위험도 커지는 상황에서는 수주 전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며 "'진짜 확실한 사업장' 위주로 수주 여부를 검토하고, 수주에 나서더라도 최대한 경쟁을 피하는 보수적인 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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