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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가 안 자라요"…폐기물, 비료라고 속인 일당 정체보니 '충격'



대구

    "양파가 안 자라요"…폐기물, 비료라고 속인 일당 정체보니 '충격'

    피해 농민들 2년째 농사 망쳐

    경북경찰청 제공경북경찰청 제공
    "폐기물 처리해서 만든 비료인데 무료로 한 번 써보세요"

    산업폐기물을 비료라고 속여 농민들에게 나눠주는 식으로 불법 투기를 한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북경찰청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명을 검거하고 그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직적으로 산업폐기물 투기 방법을 연구한 끝에 농민들을 이용하기로 했다.

    원래 산업폐기물은 가공 처리를 거쳐야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가공하지 않은 폐기물을 '비료'라고 속여 군위, 영천, 포항 등의 농민 9명에게 나눠준 것.

    비료로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아끼고 농민들에게 선심을 베푸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폐기물을 손쉽게 처리하는 '신종 수법'을 만들어냈다.

    나눠줄 농민을 찾고, 실제 폐기물을 운반하고 매립하고, 법률 자문까지 받는 등 이들은 기업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전 지자체 환경국장, 전 군의회 부의장, 전 검찰 사무국장 등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51개 사업체로부터 폐기물 19만t 폐기처리를 의뢰받았고 그 중 2만 700여t을 불법적으로 처리했다. 일부는 일당 명의의 토지에 불법적으로 매립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불법 투기로 얻은 부당 수익은 총 13억원에 달했다.  

    비료인줄 알고 산업폐기물을 논밭에 뿌렸던 농민들의 피해는 막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파 농사를 하는 한 농민의 경우 폐기물을 뿌린 뒤 약 2년 동안 양파가 하나도 자라지 않고 있다. 이미 이 농민이 본 손해는 6천만원을 넘어섰다.

    이 범행에 조직폭력배도 가담했는데 이로 인해 피해 농민들은 그동안 제대로 항의할 수 없었다.

    비료라고 속여 판 폐기물. 경북경찰청 제공비료라고 속여 판 폐기물. 경북경찰청 제공
    문제는 망가진 땅을 회복하는 데에도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원상 복구 비용은 약 200억원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원상회복 등 피해회복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수사결과를 행정 통보했다. 경찰에서 피해자 보호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니 조직폭력배로부터 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안심하고 신고해달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의 자금원이 될 우려가 있는 불법사업 등 기업형 ‧ 지능형 불법행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번 범행 일당이 불법적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부동산, 동산, 은행예금 등 9억 6천만원에 대해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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