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연합뉴스공화당 소속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트위터상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디샌티스 주지사가 오는 24일 오후 일론 머스크와의 트위터 오디오 대담을 통해 2024년 대선 캠페인 시작을 알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디샌티스가 오는 24~26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기금 모금 행사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었지만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를 통해서라는 점은 놀랍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결정으로 디샌티스 주지사가 더 많은 청중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샌티스의 트위터 대선 출마는 여러 가지 복선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는 현재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애용해온 미디어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다만 퇴임 이후 계정이 정지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SNS인 '트루스소셜'을 사용해 왔다.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계정 정지를 풀었지만,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예전같은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디샌티스는 트럼프 없는 트위터에서 트럼프와는 차별된 자신의 모습을 한껏 드러낼 기회를 잡은 것이다.
NYT도 "경선에 뛰어든 디샌티스 주지사가 당면한 과제는, 그간 각광의 대상이 되는 데 재주를 보여 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 주의력 끌기 경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의 '트럼프 차별화' 시도는 또 있었다.
앞서 디샌티스는 대통령이 된다면 보수 우위의 연방 대법원 구조를 확고하게 유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신이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최고 8년까지 집권할 수 있기 때문에, 보수색이 짙은 대법관 후임 인사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당선돼도 헌법상 4년으로 임기가 제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한때 '트럼프 대항마'로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지지율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다.
승리가 예상됐던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고전했을 때, 디샌티스는 플로리다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차이로 재선되면서 당 안팎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일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각종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밀리면서 존재감이 작아진 상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주지사 선거 때 자신이 디샌티스를 지지해 당선시켰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디샌티스에 대해 '의리가 없다'는 식의 평가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