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조난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대원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강원 설악산 등반에 나섰다가 다리 골절 부상을 당해 구조를 요청한 50대 남성이 신고한 지 31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28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44분쯤 A(50대)씨가 "칠성봉 부근에서 다리가 골절됐다"며 긴급통화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5일 오후 9시 13분쯤 남설악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 대청봉에 도착한 뒤, 가족에게 "하산을 시작한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내려오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상황을 전달받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119구조대와 함께 신고위치를 중심으로 곧바로 수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출입 금지구역(비법정탐방로)인데다 통화 음영지역이어서 A씨의 위치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50대 조난자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는 구조대원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다음 날인 27일 오전부터 국립공원구조대와 119구조대가 합동수색을 재개했다. 특히 오후부터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상황이 급박해지자 상황판단회의와 직원 비상소집을 통해 8개팀을 구성한 뒤 A씨의 예상 이동 경로를 추정하며 수색을 이어갔다. 구조당국의 계속된 수색 끝에 A씨는 27일 오후 6시쯤 작은형제바위골에서 발견됐다.
A씨는 발견 당시 비에 젖은 옷을 입은 상태로 저체온 증상을 보였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합동 구조대는 응급처치와 저체온방지 조치 후 들것과 로프를 이용해 길이 없는 계곡을 장시간 이동하며 10시간 만에 인근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다리골절과 저체온증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홍성표 재난안전과장은 "설악산과 같은 장거리 고지대 산행 시에 비법정탐방로를 단독으로 산행하는 것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 위치 파악과 구조에 어려움이 있고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없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정규 탐방로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