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영수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29일 열린다. 이 대표는 크게 윤 대통령에게 민생 회복 방안과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구체적인 합의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서 1시간 회담…尹 답변 기다리는 李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28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영수회담 의제를 보고 받고, 회담 모두 발언을 다듬는 등 준비에 집중했다. 회담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박성준 수석대변인이 자리한다.
이번 회담은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의제를 던지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안건을 정하고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자고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의 거부로 자유로운 차담 형식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총선을 통해 민심을 등에 업은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청구서를 들이밀며 구체적인 요구에 나설 수 있다. 결국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윤 대통령이 답하는 내용에 따라 회담의 성과가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요구하는 의제는 이미 전달이 됐고 윤 대통령이 회담에서 답해야 한다"라며 "대통령이 진심으로 회담에서 문제를 풀려고 한다면 실질적인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 민생 회복 방안과 국정 기조 전환 요구…특검 압박 가능성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민생 회복 방안과 △대통령의 국정 기조 전환 두 가지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박 수석대변인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영수회담은 총선을 통해 민심으로 드러난 민생 회복과 국정 기조 전환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민생 회복의 경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깊이 공감하는 문제여서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대표가 총선에서 공약한 민생회복지원금을 두고서는 이견을 보일 수 있다. 이 대표는 전국민 1인당 25만원씩 지급할 경우 민생 회복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주장해 왔지만, 윤 대통령은 전방위 현금성 지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국정 기조 전환 요구는 이 대표의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반복되는 거부권(재의요구권)으로 민생을 위한 주요 법안이 표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방송3법,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와 함께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관련 특검 등 각종 특검 수용을 요구할 수도 있다. 채상병 특검은 민주당이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민주당 회담 전날까지 "윤석열 정부를 향하고 있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특검을 과감히 수용해야 한다"며 특검 압박 여론을 조성했다.
가능성은 작지만,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을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50억 클럽 관련 '쌍특검법'은 지난 2월 국회 재표결 결과 최종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