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민하 평론가
◇ 채선아> 22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는 투표용지만 50cm가 넘는다고 하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준)위성정당이 아닌 제3지대 정당들의 후보는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김민하 평론가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안녕하세요.
◇ 채선아> 거대 양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들, 비례대표 후보를 쭉 냈는데 과연 몇 명이나 당선이 될 수 있을까요?
◆ 김민하> 소수 정당이 몇 명이나 당선될지를 셈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애초에 당선될 후보의 숫자 자체가 적은 데다가 이번 선거의 경우는 더 쉽지 않아요. 이전 선거는 거대 양당이 있었기 때문에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는 의석수 중에서 얼마를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셈을 해볼 수가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선거의 경우에는 제3지대 정당들도 여럿 있는 상황이죠. 여러 당이 한정된 자원을 나눠 가져야 하기 때문에 기호 5번 녹색정의당, 기호 6번 새로운미래, 기호 7번 개혁신당은 많아봐야 한두 석 정도 가져가는 게 현실적인 계산이라고 생각합니다.
◇ 채선아> 그거밖에 안 돼요?
◆ 김민하> 사실 소수 정당은 지역구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비례대표 명부를 짜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당선 여부를 떠나 어떤 사람들을 공천했는지 보는 것이 당의 정책 방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채선아> 먼저 녹색정의당의 비례대표 명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김민하> 녹색정의당은 정의당과 녹색당이 선거연합 개념으로 만든 당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정확히는 정의당이 이름을 녹색정의당으로 바꾸고, 녹색당에 있던 지도부나 후보들이 녹색당을 탈당하고 녹색정의당에 입당했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녹색당에서 온 후보들은 만약 당선이 되거나 하면 다시 녹색당으로 돌아가는 개념이 되는 겁니다.
◇ 채선아> 굳이 왜 이렇게 번거롭게 하는 거예요?
◆ 김민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선거연합정당을 만들자는 논의들이 진행이 되었잖아요. 이 과정에서 정의당은 가치를 중시하는 선거연합을 하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녹색당이 주장하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등을 정의당도 중시하기 때문에 녹색당과 결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선거연합정당을 구성한 겁니다.
◇ 채선아> 비례대표 명부에도 녹색당과 정의당 후보들이 섞여 있겠네요.
◆ 김민하> 기호 1번 후보는 나순자 후보예요.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지냈고 원래 직업은 간호사입니다. 요즘 의대 증원 논란과 관련해 간호사 처우도 함께 문제가 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 문제 제기를 정확히 할 수 있는 인물로서 기호 1번으로 배치했습니다. 4번에는 권영국 변호사가 배치되어 있는데 노동인권변호사로 유명한 분입니다. '거리의 변호사'라는 이름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죠. 이분들이 노동 이슈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번 허승규 후보는 녹색당 활동가 출신이고 경북 안동 출신입니다. 아무래도 표심이 보수적인 편인 경북에서 녹색당 활동을 해온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죠. 또 1989년생 청년입니다. 또 8번 조천호 후보는 대기과학자인데 언론에도 많이 나와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를 전문가의 시각에서 전해주신 분이라서 아시는 분도 많을 거예요. 이분들이 기후 위기와 관련된 전문성을 보여주는 후보입니다. 5번은 김옥임 후보인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출신이고 농민입니다. 10번 정미정 후보, 14번 팽명도 후보는 장애인 당사자로서 장애인 활동가 출신이에요.
◇ 채선아> 쭉 보니까 녹색정의당은 '노동', '기후 위기', '농민', '장애인' 키워드로 설명이 되네요. 다음 기호 6번, 새로운미래도 살펴보겠습니다.
◆ 김민하>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대표가 이끄는 당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인상이 강한 정당이다 보니 이낙연 대표의 체취랄까요? 그런 것이 느껴지고 민주당과의 연관성도 있어 보입니다.
◆ 김민하> 1번은 양소영 후보입니다. 민주당 전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고 언론에 많이 등장했던 후보입니다. 민주당에 몸담았을 때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이력이 있습니다.
5번 신연수 후보는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인데 동아일보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 때였는데 검찰 개혁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뒤에 퇴직했는데 이 칼럼이 혹시 문제가 된 것이냐 하는 얘기가 나왔었죠. 이후 이낙연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하던 시기에 이낙연 대표실에 메시지 부실장으로 합류했고요.
직능 대표성 측면에서 보면 2번에 조정묵 초대 소방청장, 소방관 출신 후보가 배치돼 있습니다. 초대 소방청장이니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상당한 인사입니다. 3번은 주찬미 후보인데 육군 중령 출신입니다. 군 내에서는 여러 화려한 이력을 가진 분이고요.
다음으로 거의 모든 정당에서 장애인 당사자를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해 놓은 상황이잖아요. 새로운미래도 마찬가지로 7번에 홍서윤 후보가 있습니다. KBS 장애인 앵커를 맡았던 이력이 있습니다. 11번 배복주 후보는 장애여성공감이라는 단체의 대표를 맡은 이력이 있습니다. 장애인 활동가로서 오랫동안 활동해 오신 분이죠.
◇ 채선아> 이번에는 8번 개혁신당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에서 갈라져 나왔잖아요.
◆ 김민하> 국민의힘에서 갈라져 나왔으니 보수적인 색채가 강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보수적인 이념이나 정책 지향이 강하다기보다는 이준석 대표의 느낌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와 가깝다고 평가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라고 있었잖아요.
개혁신당은 비례후보 2번에 천하람 변호사를 배치했죠. 천하람 변호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다가 떨어졌던 후보입니다. 소위 '이준석계'라 평가받았던 분이어서 순천에 출마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있었지만 준비를 하면서 비례대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비례대표에 누군가 상징성 있는 인물이 나가야 되는데 '천아용인' 중에 누가 나갈 것인지 논의를 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6번 이기인 후보도 마찬가지로 '천아용인'에 속해있죠. 이준석계 인물이 2명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민하> 1번은 이주영 후보인데요. 최근에 의료 문제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입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전문성을 주장할 수 있는 인사입니다. 지난 방송에서 여성 비례대표 할당제가 있기 때문에 여성을 홀수에 배치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분은 1번에 배치되고 나서 여성 비례대표 할당제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 채선아> 1번에 배치됐지만 동의할 수 없다는 건가요?
◆ 김민하> 그렇습니다. 이것도 좀 특이하죠. 3번에는 문지숙 후보가 있는데 차의과대학교 바이오공학과 교수입니다. R&D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후보죠.
4번 곽대중 후보는 '봉달호'라는 필명의 작가입니다. 이력은 GS편의점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분은 새로운선택 출신입니다. 또 다른 새로운선택 출신 후보로 10번에 배치된 조성주 후보가 있습니다. 이분은 정의당 출신인데요. 새로운선택 공동대표였는데 이후 개혁신당에 합류했습니다.
◇ 채선아> 지금까지 제3지대라 불리는 정당들을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선거 양싱이 결국 양당 중심의 선거가 된 것 같기도 한데요. 이렇게 된 이유가 뭘까요?
◆ 김민하> 아무래도 제3지대 소수 정당은 자기 지향이 분명해야 하는데, 양당을 반대한다는 것만으로는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 채선아> 여기까지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김민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