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승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협의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의대 교수들이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장시간 진료로 인해 물리적·체력적 한계가 왔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정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전까지는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환자를 전부 봤다(진료했다). 절대 환자를 줄이지 않았다"면서 "이제 물리적이고 체력적 한계가 온 것 같다.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필수의료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신경을 더 쓰겠다"며 "경증 환자나 꼭 상급병원에 오지 않아도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을 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의료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과 소진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대위 소속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아 있는 교수들의 주간 근무시간은 60시간에서 98시간에 이른다"고 전했다.
전의비는 전날 저녁 온라인 회의를 하고 "4월 첫째 주부터 교수들의 최소한의 휴게시간 확보를 위해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근무를 오프하는 원칙을 지키도록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런 근무조건을 위해 중증 및 응급 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및 수술은 대학별로 조정하기로 했다" 발표했다.
교수들은 또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 등의 선봉에 서 있는 박민수 2차관을 저격해 언론 대응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해다.
방 위원장은 "정부 쪽이 2천명(증원)을 절대 철회할 수 없다고 했는데, 특히 박 차관이 너무 강하게 얘기를 했다"며 "한덕수 총리는 의사단체와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밝혔는데, 앞뒤가 안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의견을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박 차관이 언론 대응에서 뒤로 물러나 주면 대화의 물꼬가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박 차관의 일선 후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강홍제 원광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도 박 차관을 두고 "이 사태를 악화시킨 분이라고 판단한다. 의사를 무시하는 거친 언사가 감정을 건드렸다"면서 "그런 대상자와 어떻게 대화를 할 수 있겠나. 대화를 위해서 박 차관이 언론 앞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