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의회교류센터 현판식. 왼쪽부터 조현동 주미대사, 소병철, 추경호, 윤호중, 주호영 의원, 김진표 의장, 정진석, 안규백, 한정애, 송갑석, 최형두 의원. 연합뉴스한국과 미국 의회 간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한미의회교류센터(KIPEC)'가 16일(현지시간) 미 수도인 워싱턴DC에 문을 열었다.
센터는 미 의회에서 약 3km 떨어진 한국무역협회(KITA)의 워싱턴지부 건물에 마련됐다.
한미관계 강화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양국 의회 간 협력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의회교류센터 개설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미의회교류센터는 지난해 여야가 합의해 예산안을 도출했고 인적 구성도 마무리되면서 이날 개소식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사업에는 약 22억원이 넘는 예산이 배정됐다.
이날 현판식에 참석한 김진표 국회의장은 "한미 양국이 전례 없이 강력한 협력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근간에는 미국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각계각층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이곳을 대사관 뿐만 아니라 언론인과 기업 관계자들이 미 의회와 가까운 곳에서 서로 정보도 파악하고 한미 협력에 효과적인 대안도 함께 모색하는 그런 플랫폼으로 활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간 '의원 외교'는 양국간 협력 규모에 비해 초라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국회 내 대미 의회외교 단체는 '한미 의회외교포럼'이 유일한데, 22대 국회가 열리면 한미의원연맹이 발족될 예정이다.
미 의회에서도 기존 '코리아 코커스 스터디 그룹'을 확대 개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표 의장은 "개소식을 계기로 양국 의회가 함께 힘을 모아 한미동맹을 보다 강화하고 세계적 도전 과제들에 대해 함께 힘을 모아 공동 대응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현판식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소위원장인 영 김 의원을 비롯해 세스 몰턴, 그레그 스탠턴, 가베 아모, 로버트 위트만 등 현직 의원 여러 명이 참석해 한미의회교류센터 개소를 축하했다.
영 김 의원은 "내 우선순위는 한국을 포함해 우리의 가장 굳건한 동맹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한미관계가 더 좋아질 것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주가 지역구인 그레그 스탠턴 의원은 "나는 삼성이 애리조나 대신 텍사스에 공장을 짓기로 했는데도 이 자리에 왔다"며 "이런 경제 협력과 투자를 확대를 우리가 한국과 함께 하겠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5월 말에 임기가 끝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임기 내 여야의 선거법 협상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치에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주된 이유가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때문이라는 소신도 밝혔다.
끝으로 김진표 의장은 "21대 국회의 전성기는 총선이 막 끝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선거에서 진 정당은 물론이고, 이긴 정당까지 '국민의 심판이 무섭구나'라는 것을 깨닫고 겸손해지니까 지금이 입법의 최적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