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여당 초선 당선인들에게 "당이 대통령실의 하부기관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수도권, 대구·경북(TK) 지역 초선 당선인들과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만찬에 참석했던 한 당선인은 17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당이 대통령실의 하부기관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라고 말했다.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크게 패배한 원인 중 하나로 '수직적 당정관계'를 꼽는 비판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당선인들에게 뭔가를 요구했다기보단, 각 당선인이 소신껏 정치를 해달라는 맥락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당선인은 "앞으로 대통령으로서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다 할 테니 여당은 야당과의 협상 등에 당당하게 임해 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여당 의원이 결국 정부랑 같이 가는 것 아니겠냐는 취지였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처음 국회에 입성하는 당선인들을 북돋우려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박정훈 당선인 역시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만찬과 관련해 "대통령께서도 민심이 얼마나 무겁게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는지 잘 알고 계시는 듯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특히 당정관계에 대해 당을 조금 더 예우하고, 존중하고 당이 필요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언급하며 당선인들에게 "정부·여당으로서 권한이 있으니 소수지만 기죽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도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