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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상주본 항소심 새국면 가나?



법조

    훈민정음 상주본 항소심 새국면 가나?

    훈민정음 상주본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 해례본(상주본) 절도 사건과 관련한 항소심 재판이 뜻밖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재판부가 30일 예정된 선고기일까지 이례적으로 미루면서 대신 재판장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들을 상대로 신문을 벌여 그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진만 부장판사)가 30일 공판에 불러낸 증인은 한국국학진흥연구원 수석연구원 임 모씨와, 상주시청 학예사 조 모씨.

    훈민정음 해례본이 방송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던 지난 2008년 7월 임 씨는 해례본 감정을 맡았고, 당시 상주시청 문화재지정 담당 공무원이었던 조 씨는 이를 참관했었다.

    ◈ "상주본 얼룩은 빗물 때문?"

    이날 재판부가 가장 집요하게 파헤친 부분은 해례본에 진 얼룩의 원인이다.

    재판부는 "상주본 곳곳에서 발견되는 얼룩이 빗물 등에 잠겨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이느냐”는 취지의 물음을 여러 차례 던졌다.

    이에 대해 임씨는 "통상 고서에서 나타나는 얼룩과 유사한 것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을 되풀이했다.

    임 씨의 진술은 상주본 원소유자인 골동품상 조 모(67)씨 측 증인이 "훈민정음 상주본을 보관하던 중 큰 비가 내려 해례본이 흠뻑 젖은 적이 있다"는 증언과는 배치된다.

    반면, 골동품 가게에서 상주본을 훔친 사실이 없으며 조상대대로 내려온 것이다”는 피고인 배 모(49)씨에게 유리한 진술로 해석된다.

    앞선 재판에서 증언한 여러 증인들이 대체로 배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것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인 셈이다.

    ◈ "상주본 침공 개수도 수상쩍다?"

    재판부는 실을 꿰매 엮기 위해 뚫어놓은 바늘구멍 개수의 의미에 대해서도 거듭 캐물었다.

    재판부는 "상주본에 난 바늘구멍은 5개인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침공이 4개면 임진왜란 이전, 5개면 임진왜란 이후에 간행된 고서로 파악하는 학계 견해가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임씨는 "고서적 간행 연도를 침공 개수로 파악하기도 하지만 이는 절대적이지 않다"면서 "임진왜란 이전에 생존했던 퇴계 이황 선생이 보관했던 서적의 바늘구멍은 모두 5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상주본의 위작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한편 이날 재판부가 "신문 하루 전 재판장이 직접 접촉해 증인출석을 요청하는 등 보안에 신경을 썼다"고 밝힐 만큼 재판부가 선고를 앞두고 깊이 고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BestNocut_R]

    변호인측은 "그간 배 씨의 주장 등에 대해선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한 재판부가 대단히 신중한 자세로 전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오는 9월 3일 또 다른 증인을 채택해 재판을 속개하기로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훈민정음 상주본을 훔친 뒤 은닉한 혐의로 배 씨에 대해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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