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이 들어설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한 세입자가 명도집행(강제퇴거) 중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진=자료사진)
뉴타운이 들어설 지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한 세입자가 명도집행(강제퇴거) 중 분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4일 서울 종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1시 20분쯤 뉴타운 건설 중인 종로구 돈의문 재개발 지역에서 고모(67)씨가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뿌려 분신했다.
고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다음 날인 13일 오전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그는 명도집행이 마무리될 때쯤 현장에 도착해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가 무너지는 광경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별안간 간이창고에서 시너를 꺼내와 분신한 것.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 철거가 시도됐을 때 고씨가 시너를 사서 창고에 놓는 것을 봤다"는 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이 한창인 돈의문 뉴타운 지역에서 고씨의 식당이 있는 신문로 '먹자골목' 일대는 공원용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고씨는 지난 16년 동안 이곳에서 세 가족과 함께 일식집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오다 뉴타운 개발로 인해 쫓겨나게 되자 강하게 반발해왔다.
용산참사진상규명과 재개발제도개선위원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은 이주 협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강제퇴거를 강행한 조합과 건설사, 부동산 띄우기에 여념 없는 정부, 인허가와 관리·감독 책임을 회피한 구청과 서울시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