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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한일관계 개선 발언 나올까



아시아/호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한일관계 개선 발언 나올까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한일관계가 냉각된 지 100일을 지난 가운데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식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의미하는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루히토 일왕의 언급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정치적 실권이 없는 상징적 권력에 불과하지만 일왕이 가지는 영향력이 일본에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헌법은 일왕을 일본과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국정에 관해서는 일체의 권한을 가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왕은 '일본국과 국민의 상징'으로서 공무를 수행하는데 여기에는 국빈 접견과 외국 방문, 다른 국가원수와의 친서 교환 등 국제친선활동이 포함된다.

    일본 국민이 일왕의 국제친선활동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즉위식 일정 중 외빈 접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나루히토 일왕은 지난 5월 "헌법에 따라 일본과 일본 국민의 상징으로서 직무를 다 할 것이며 일본이 제 외국과 손잡고 평화와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평화헌법에 대한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던 아키히토 상왕의 생각을 계승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어 지난 8월 15일 제2차세계대전 패전일을 맞아 "과거를 돌아보고 깊은 반성 위에 서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절실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상왕이 2015년부터 사용한 "깊은 반성"이라는 말을 되풀이한 것인데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와는 다른 색깔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앞서 태평양전쟁을 일으켰던 히로히토 일왕은 1984년 9월 6일 "양국간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금 되풀이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본 방문 때 나왔던 발언인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일왕의 사과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나루히토 알왕에게 왕위를 물려준 아키히토 상왕은 여러 차례에 걸쳐 과거사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아키히토 상왕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인 1990년 5월 24일 "우리나라가 가져다 드린 불행한 시기에 귀국의 사람들이 경험한 고통을 생각하면 통석의 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94년 3월 24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일 때는 "우리나라가 한반도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준 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한 깊은 슬픔의 기분을 표명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 기분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1998년 10월 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방일 때는 "우리나라가 한반도에 고통을 준 시대가 있었다. 이에 대한 깊은 슬픔은 항상 제 기억에 있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상왕은 2001년 생일기념 기자회견에서는 간무 일왕의 어머니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었다고 밝히는가 하면 2005년 사이판 방문 때는 한국인 위령탑을 찾기도 했다.

    이처럼 아키히토 상왕이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적극 부각하려 했고, 아들인 나루히토 일왕이 대체로 부친의 생각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그의 즉위식에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 개입을 금지한 일본헌법에 따라 한국을 적대하는 아베 내각의 정책기조와는 다른 외교적 발언이나 행위를 나루히토 일왕에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은 오는 22일로 예정돼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낙연 총리의 특사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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