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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노크를 기다렸다"…日크루즈 하선 뒷이야기



미국/중남미

    "죽음의 노크를 기다렸다"…日크루즈 하선 뒷이야기

    "감염 느꼈지만 공포감과 불안감으로 말 못해"
    아무런 소식 모르며 기다리기만...사람들 울기도
    확진자 수송 제외 놓고 美국무부, CDC 격한 논쟁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승객 스펜서 페렌바커(29)가 마침내 미국 고향으로 가는 비행기 오른 뒤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워싱턴포스트 캡처)

     

    일생의 행복한 어느 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초호화 크루즈에 탔다가 어느 날 아침 죽음에 문턱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심정이란 어떤 것일까?

    중국 다음으로 많은 코로나19 환자를 배출해 '중국 밖의 우한'으로 불리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이송된 환자들의 숨은 이야기가 하나씩 전해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대피 작전에 엮인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 기사에는 배에 탄 사람들이 보름 넘게 겪은 악몽과 크루즈 소개령을 결행하게 된 미국 관계당국의 정책 결정 과정이 소개돼 있다.

    승객들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인 스펜서 페렌바커(29)의 이야기는 더욱 사실적이다.

    그는 석사학위를 받기 위해 중국에서 유학중이었다. 크루즈에 탄 것은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여가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배에 오른 지 며칠 뒤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미 선상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가 퍼진 뒤라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크루즈가 타이베이를 경유할 때도, 오키나와를 거칠 때도 하선하지 않았다.

    감염의 공포감과 격리의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리곤 배가 요코하마에 도착하고 통째로 배가 격리에 들어갔을 때 다른 승객들과 함께 감염 검사를 받았다.

    그는 객실 안에서 감염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던 당시 상황에 대해 "마치 죽음이 객실 문을 두드릴 때 까지 온 종일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격리돼 있는 동안 '낙관적'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양성(positive)' 판정에서의 '양성'이라는 단어가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동영상을 녹화해 가족들에게 보냈다. 혹시라도 죽게 될 때를 대비해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보고 싶다'는 말도 남겼다.

    그를 포함해 미국 승객들이 먼저 배에서 내려 미국행 전세기에 오르는 과정에 대한 묘사도 마치 영화 같다.

    모든 순간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배에서 보름넘게 대기했고, 배에서 내려 버스에 탔을 때도 무작정 기다렸다. 버스의 창문은 모두 커튼이 내려져있었다.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왜 거기에 타고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그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328명이 타고 있던 비행기가 미국 본토에 착륙한 뒤에야 그들은 같이 비행기를 탄 사람들 중에 확진자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승객들 일부는 확진자들과 함께 폐쇄된 공간에서 10시간 가까이 비행하고 왔다는 사실에 흥분하기도 했다.

    승객들은 확진자들은 비행기에 태워서 올 게 아니라 일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들 크루즈 승객들을 본토로 수송해 오기까지 여러 논쟁을 겪었다고 한다.

    가장 논란이 컸던 때는 하네다 공항에서 이들을 미국행 전세기에 태우기 직전 이들 가운데 14명이 양성 판정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다.

    국무부와 보건당국은 비행기 안에서도 격리시킬 수 있으니 예정대로 모두 수송하자고 주장한 반면 질병통제센터(CDC)는 확진자가 비행기 안에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게 뻔 하기 때문에 비감염자와 함께 태워서 보낼 수 없다고 맞섰다.

    CDC측은 감염된 환자는 미국으로 이송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이미 천명했기 때문에 원칙대로 하자는 논리를 전개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은 비행기 안에 감염 환자들을 다룰 감염 전공 의사들이 동승한다는 점과 기내에 환자들을 격리시킬 수 있는 사방이 플라스틱으로 된 격막 시설도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결국 국무부의 결정대로 예정대로 전원 수송하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CDC는 이 결정에 CDC가 관여한 사실을 빼 달라고 했다고 한다.

    이 논쟁에 참석한 익명의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해당 결정을 내리기 까지 "최악의 악몽과도 같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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