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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기분이에요" 어린이날 연휴, 시내 곳곳에서 만난 어린이들

사회 일반

    "하늘을 나는 기분이에요" 어린이날 연휴, 시내 곳곳에서 만난 어린이들

    돈의문박물관 중고마켓에 등장한 '어린이 사장님들'
    서로 중고 물건 사고 팔며 추억 쌓아
    "수익 50%는 아이 용돈, 50%는 어린이병원 기부"
    서울광장에도 부모와 어린이들 모여 연휴 즐겨
    하지만 고물가에 "부담 커, 마음먹고 선물 사줬다"

    4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어린이 중고마켓'. 민소운 기자4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 '어린이 중고마켓'. 민소운 기자

    가게 주인장 된 어린이들 "어서 오세요, 싸게 팔아요"


    "어서 오세요. 싸게 팔아요! 서비스로 간식도 드려요. 마감 세일도 합니다~"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11살 윤정빈양이다. 정빈양은 어린이날 연휴를 맞은 4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열린 '어린이 중고마켓'에서 '윤가네 상점'을 열었다. 이날만큼은 정빈양이 어엿한 '주인장'이다.

    정빈양은 "물건을 몇십 개 팔아서 5만 원 정도 벌었다"며 "어린이날을 기념해서, 평소 학교에서 나눔 장터를 할 때 물건을 사고파는 게 재밌어서 (중고마켓에 참여를) 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다양한 행사와 축제가 열렸다.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는 어린이가 직접 판매자로 참여하는 '어린이 중고마켓'을 비롯해 마을 도슨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며 마을 곳곳을 여행하는 '마을 이야기 투어'와 같은 행사들이 펼쳐졌다.

    이날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은 어린이들은 '어린이날' 연휴를 온몸으로 만끽했다. 가족들과 함께 '어린이 중고마켓'에 '막둥이의 행복한 상점'을 열어 옷과 인형, 피규어 등을 팔고 있던 박석율(8)군도 "오늘 15000원을 벌었다"며 "돈을 버니까 좋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박군의 어머니 이지예(42)씨는 "막내 아들이 워낙 참여하고 싶어 해서 상점을 열게 됐다"며 "수익의 50%는 아이들 용돈으로, 50%는 어린이날을 기념해 어린이병원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물관마을 골목 구석구석까지 어린이날 연휴를 맞은 어린이들의 상기된 마음이 퍼져 있었다. 마을 스탬프 투어에 참여한 권다윤(11)양은 "엄마, 아빠가 아이브(ive) 앨범을 사주셨다"며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달고나를 아작아작 깨물어 먹던 권양은 "아빠 잔소리 조금만 해달라"며 "낳아 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하다"고 함께 있던 아버지 권진석(45)씨에게 말했다.

    권씨는 "다른 건 없고, 아이들이 항상 다치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는 게 제일 큰 바람"이라고 전했다.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민소운 기자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민소운 기자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도 어린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어린이들은 너른 잔디광장에 놓인 빈백(bean bag)에 누워 낮잠을 즐기기도, 책을 읽기도 했다.

    거세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동화 속 주인공 코스튬(의상) 플레이' 체험이 진행돼, 아이들은 화려한 공주 의상을 입고 변신하기도 했다.

    그물 놀이를 하려고 기다리던 최규림(7)양은 "어린이날이라 기분이 좋다"며 "내일 어린이날이라 '친척엄마'라는 뮤지컬을 엄마랑 보러 간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아직 선물을 받지 못했다는 규림양은 "내일 귀여운 인형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다율(10)양도 "오늘 와서 미션을 수행해서 상품도 받고 종이 비행기도 날렸다"며 "어린이날이 내일이라 설렌다"고 해맑게 웃었다.

    김상윤(9)군도 "오늘 와서 물놀이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기분이 너무너무 좋다"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라는 책을 선물로 받고 싶다"고 말했다.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민소운 기자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민소운 기자

    어린이날 선물도 마음 먹고 사줘야하는 '고물가 시대'


    부모들도 어린이날이 반갑긴 매한가지지만, 매섭게 오른 물가로 인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실제로 장난감 물가지수는 오르는 추세다. 통계청이 발표한 생활물가지수 중 장난감 품목을 살펴보면, 지난 2월 98.87이었지만 3월엔 100.63, 4월에는 101.15로 올랐다.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 2개를 선물로 사줄 예정이라는 김수련(41)씨는 "인라인스케이트 2개 가격을 3~40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물가가 올라서 부담이 큰데, 큰 마음을 먹고 사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강유미(45)씨도 "어린이날 선물은 생략하려 한다"며 "채소값이 너무 오르고, 너무 비싸고 부담이 돼서 아이가 갈비를 좋아하는 데도 외식을 못하고 집에서 구워 먹는다"고 말했다.

    10살 아이를 데리고 서울광장을 찾은 이진숙(45)씨도 "뭘 사도 아무래도 가격대가 있으니까 부담스럽긴 하다"며 "어린이날이니까 특별히 마음먹고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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