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연합뉴스)
KT 위즈는 올해 KBO 리그에서 블론세이브 13개를 기록해 NC 다이노스, SK 와이번스와 공동 1위에 올라있는 팀이다.
NC는 리그 1위다. 불펜이 흔들린 날이 적잖았지만 초반부터 압도적인 투타의 힘으로 상대를 누른 날이 더 많았다. 9위 SK는 불펜 외에도 약점이 많은 팀이다.
KT는 1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버틴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앞세워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를 앞두고 3대2로 앞서갔다.
KT는 8회말 득점권 위기에서 마무리 김재윤 카드를 꺼냈다. 2사 2루에서 등판한 김재윤은 허경민을 고의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용제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에서 흔들렸다.
두산은 9회말 선두타자 김재호의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대주자 이유찬이 2루를 훔쳤고 김인태의 내야땅볼 때 3루를 밟았다.
행운은 KT를 외면했다. 국해성이 때린 땅볼 타구가 3루를 향해 느리게 굴러갔다. 빗맞아 힘없이 굴러간 타구는 스퀴즈번트와 비슷한 상황을 연출했다. 타자주자는 1루에서 아웃됐지만 이유찬은 홈을 밟았다.
KT의 올시즌 14번째 블론세이브는 이렇게 기록됐다.
김재윤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최주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승리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끝내기 위기만큼은 무사히 넘긴 김재윤의 분전은 KT에게 기사회생의 발판이 됐다.
최주환에게 또 한번 기회가 돌아갔다. 11회말 1사 1,2루에서 타석에 섰다. 하지만 최주환은 2루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두산이 놓친 기회는 KT의 마지막 반격으로 이어졌다.
황재균이 KT의 영웅으로 우뚝 섰다.
황재균은 12회초 1사 1루에서 좌측 방면 큼지막한 2루타를 때려 1루주자 배정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담장을 직접 맞히는 타구에 두산의 외야 수비 대응이 좋지 않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중견수플라이 때 3루를 밟은 황재균은 상대의 포구 실책을 놓치지 않고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어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결정적인 주루 플레이였다.
결국 KT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두산을 5대3으로 누르고 2연패를 끊었다.
승리의 주역이 된 황재균은 "연장 마지막 공격이라 더욱 집중했다. 앞서 배정대가 출루한 상황이라 득점할 수 있도록 팀 배팅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 타석에서 내가 노렸던 공이 왔을 때 타이밍이 약간 늦어 내 스윙을 가져가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서 존에 들어온 공이 있으면 최대한 내 것을 가져가고자 했던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연장에서 홍건희, 박치국 등 주력 투수들을 대거 기용하고도 타선의 막판 침묵에 고개를 숙였다.
선발 알칸타라는 6이닝 3실점을 기록해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1회말 나란히 솔로포를 가동한 박건우와 김재환의 활약은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