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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투자금 10%만 받고 나랏땅 넘긴 충북도의 수상한 거래

국회/정당

    [단독]투자금 10%만 받고 나랏땅 넘긴 충북도의 수상한 거래

    영업이익 1억원짜리 회사 7500억원 투자?
    진천군의 수상한 매각 시점 변경
    570억 투자하고 군유지 소유권 확보
    국가보조금 31억원도 '꿀꺽'
    군유지는 8억원에서 241억원으로 '껑충'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충청북도와 진천군이 투자금액의 10분의 1도 받지 못한 채 한 회사에 국가 소유의 부지를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오영환 의원실이 충청북도로부터 제출받은 '충청북도와 서영정밀(주) 간의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충청북도와 진천군은 서영정밀로부터 10년동안 7500억원의 투자금을 받는 대가로 군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서영정밀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75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부품 및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문백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했다. 화성 본사와 천안 공장을 2014년까지 5000억원을, 2019년까지 25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으로 옮기고 사원아파트를 짓는 게 당초 계약 조건이었다.

    문제는 서영정밀은 처음부터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2008년 기준 총 자산은 630억원, 총 매출액은 723억 원, 영업이익은 1억원에 불과했다.

    결국 서영정밀은 당초 투자약정금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570억원만 투자하고 토지소유권을 확보했다.

    서영정밀이 부당하게 국가 부지를 소유하게 되는 과정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진천군은 속수무책이었고, 충청북도는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 제공)

     

    진천군은 계약 조건을 이행하지 못한 서영정밀에 대해 해당 부지에 대한 반환 환매특약을 실행해야 했지만, 결국 부지는 서영정밀에 넘어갔다. 진천군이 매각 시점을 '협약 체결 후 즉시'로 바꾼 탓이다.

    앞서 행정안전부와 진천군의회도 2009년 계약이행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부지 매각 시점을 '공장 설립 승인 이후'로 의결했지만, 진천군은 이를 묵살했다.

    그런 데다 진천군은 1차 투자약정금액 5000억원에 대한 합의 내용을 1000억원으로 변경해줬다. 심지어 서영정밀로부터 2015년까지 약 1545억원을 투자했다는 투자집계표를 제출받은 뒤 이를 확인하면서 실제 투자금액은 952억원뿐인 것을 알고도 이것을 약정된 투자금액으로 인정해줬다. 하지만 이마저 사실이 아니었다. 2019년 감사원 감사 결과 서영정밀은 570억만 투자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서영정밀은 지방이전기업에 지급되는 국가보조금 31억 원을 부정수급하기도 했다. 결국 서영정밀 관계자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고, 2009년 당시 진천군의회 의장이었던 신창섭 전 의장도 서영정밀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과 여행경비, 자동차 등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법적 시비를 가리는 동안 계약 체결 당시 8억여원이던 해당 부지는 현재 241억원까지 공시지가가 훌쩍 뛰었다.

    이에 대해 오영환 의원은 "충북도와 진천군은 10년 동안 30배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이 군유지를 반환 조치해야 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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