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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에게 일 떠넘겨…'불법 의료' 조장하는 의사 파업"



사건/사고

    "간호사에게 일 떠넘겨…'불법 의료' 조장하는 의사 파업"

    "대리 처방에 수술 동의서 작성까지…간호사들, 불안한 마음으로 의사 업무 대신해"
    보건의료노조, 정부 대책에 "불법 의료 행위 조장 우려…올바른 대책 세워야 한다"
    의협·전공의·정부 향해 "강대강 대치 멈추고 조속히 대화해야 한다"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2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자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불법 의료'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료계 노동자들의 고발이 터져나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의지는 등 환자들의 생명권이 위태롭다며 정부와 의사단체가 강대강 대치를 멈추고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2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정부, 병원 모두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진료를 거부하면서 병원 수술 가동률이 50% 이하로 줄어들었고, 병상 가동률도 50% 이하로 떨어졌다. 응급실이 축소 운영되면서 응급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치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 '뺑뺑이'를 도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더 나아가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 전공의들이 떠난 자리들을 현장 간호사들이 메우기 위해 벌일 수밖에 없던 '불법 의료' 사례들을 공개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정부, 병원 모두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보배 수습기자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는 26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정부, 병원 모두 조속한 진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보배 수습기자
    서울의 한 사립대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A씨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응급 상황 시에 콜을 해도 당장 올라가서 환자를 봐줘야 할 의사는 올라오지 못한다"라며 "교수님(전문의)들도 전공의들이 해왔던, 손에 익숙지 않은 일들을 해내기엔 벅차고 지치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호사들은 인턴, 전공의들이 해왔던 환자 치료와 외래 진료에, 수술에 손이 모자란 교수들을 대신해서 의료법상 불법 의료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정부와 의사단체는 하루빨리 전공의 집단 진료 거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시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방에 있는 한 사립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B씨도 "인턴,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 업무를 하기 위해 차출되거나 채용된 PA간호사들은 내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 전과에서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며 "PA간호사들은 이전에도 부족한 의사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었지만, 이번 의사 집단 행동으로 인해 더 많은 의사 업무가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임 업무로는 의사의 아이디와 비번으로 대리 처방을 내고, 수혈과 각종 시술, 수술 등에 필요한 동의서 작성은 물론이고,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심폐소생술과 각종 도관을 제거하는 행위들을 하고 있다"라며 "수술 부위를 봉합하거나 수술 부위에 소독을 하는 업무까지 전가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번 의사 집단행동 사태 속에서 더 많은 의사 업무를 해야 하는 이들은 하루하루 업무를 할 때마다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의료사고의 피해를 주지 않을까, 그로 인한 법적 처벌을 받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의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 최희선 위원장은 "환자 피해는 물론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에게 떠넘기는 불법 의료가 속출하고 있다"라며 "3월초에는 대학병원 전임의가 계약하지 않고 떠나면서 의대 교수들도 환자 곁을 떠나 투쟁에 동참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파국이다"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면서 발생한 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PA인력 활용, 공공병원 근무 확대,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등 정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올바른 의료공백 해소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PA인력 활용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서 있는 PA인력들에게 불법의료행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라며 "전공의 진료거부에 따른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PA인력들이 소진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와 의사단체, 병원 측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을 놓고 벌이는 '강대강 대치'를 멈추고, 조속히 병원 진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즉각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안수경 서울지역본부장은 "무조건적으로 즉각적인 의정 대화에 나서야 한다"라며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보건복지부가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 자리를 만들어 의사는 진료거부와 집단행동 중단과 업무 복귀를 선언하고, 정부는 처벌 중단과 필수의료 살리기 대책 마련을 약속하는 대타협을 이룩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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