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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패터슨 만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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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母 "패터슨 만난다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의 어머니 이복수 씨

    1997년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 살인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 씨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었는데요. 화장실 안에는 두 명의 용의자가 있었습니다.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 그리고 미군의 아들인 혼혈 미국인 패터슨. 진범이 누구냐, 엎치락뒤치락 수사가 난항을 겪다가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재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패터슨은 미국으로 떠나버립니다.

    그런데 재판을 하다 보니 검찰이 범인으로 기소했던 에드워드 리는 무죄판결을 받습니다. 화장실에는 단 두 명. 에드워드 리 아니면 패터슨인데 패터슨은 미국으로 도주를 했으니 재판이 불가능한 상황이 돼 버린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거죠.

    그런데 14년 만인 지난해 용의자 패터슨이 미국에서 검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고요. 또 1년 만인 최근 미국 법원이 그를 한국으로 소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드디어 밝혀질까요? 어머니의 심경, 오늘 듣겠습니다. 숨진 대학생, 조중필 씨의 어머니의 이복수 씨 연결돼 있습니다.

    이복수

     

    ◇ 김현정> 미국 법원이 한국소환 결정했다, 이 뉴스 듣고 어떠셨어요?

    ◆ 이복수> 그래도 살인범이 잡혀서 사람 죽인 만큼 벌을 받게 되나 보다 하고 좀 마음이 놓였어요.

    ◇ 김현정> 한 사람 아니면 다른 한 사람. 딱 두 명밖에 없었는데, 두 명 중의 한 명 잡는데 참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어머님.

    ◆ 이복수> 네, 진짜 오랜 시간 걸리고 힘도 들었어요.

    ◇ 김현정> 뭐가 그렇게 제일 힘드셨어요?

    ◆ 이복수> 미국으로 걔가 도망갔으니까 우리는 검찰청에다 탄원서를 냈었죠. 재수사해서 살인범 패터슨을 한국으로 소환해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그러니까 검찰에서는 미국에서 아직 소재 파악 중이라고 우리가 자꾸 탄원서 낼 때마다 그렇게 답변이 왔어요.

    ◇ 김현정> 기다리라고, 파악 중이라고?

    ◆ 이복수> 네. 그럴 때 너무 답답하고 그냥 힘들었어요, 그때.

    ◇ 김현정> 조심스럽지만 그 당시 얘기 조금 해 보겠습니다. 그 당시에 에드워드 리 아니면 패터슨 둘 중의 하나가 범인인 건 분명한데. 서로 나는 아니라고 하는.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지목했어요. 그를 기소하고 패터슨은 미국으로 가버린. 어머님과 가족들은 그 당시 누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셨어요?

    ◆ 이복수> 우리는 둘 다 나쁘니까 둘 다 벌을 중하게 주고 싶었죠, 우리야.

    ◇ 김현정> 누구 하나는 찔렀고, 누구 하나는 구경했으니까 둘 다 나쁜 놈들이다.

    ◆ 이복수> 네. 똑같이 나쁘고 미루고 그랬잖아요. 사람을 죽여 놓고 죄책감도 없이. 저희 말로는 재미로 죽였다 그렇게 자랑을 패터슨이 했다더구먼, 먼저 올라가서.

    ◇ 김현정> 내가 그랬다, 재미로 그랬다?

    ◆ 이복수> 네. 내가 한국 남자를 찔렀다. 친구들이 그랬다니까 너희가 설마 그러랴 하고 내려와 보니까 119가 오고, 죽었다 어쨌다 그러니까 화장실 가서 패터슨이 손 씻고, 친구 옷을 갈아입고 미군부대 어디로 피신했다고 그러고. 거기 가서 칼하고 옷을 태우고 버리고 그랬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며칠 있다 검사 앞에서 조사 받는 중에 서로 안 했다고 그러는 거고 상대방이 죽였다 그렇게 했어요. 재판 때는 검사가 패터슨은 증거인멸죄로 해 놓고 에드워드 리는 살인범으로 해서 그러다가 나중에는 패터슨은 8.15 특사로 나오고, 98년. 에드워드 리는 두 달 있다가 무죄로 대법원에서 판결이 됐고.

    ◇ 김현정> 그러니까. 가해자가 없는 사건이 돼 버린 거예요.

    ◆ 이복수> 없어진 거죠.

    ◇ 김현정> 얼마나 허탈하셨어요?

    ◆ 이복수> 허탈하고 기가 막히고 우리나라 법이 이렇게 허술한가. 검사, 판사들, 법원에 있는 사람들 원망하고 그냥 그 사람들이 꾸며서 한 것 같고 그랬어요, 우리 생각에는. 범인이 없어지고, 미국으로 도망가게끔 내버려 두고 그랬으니까 우리 생각에는 안 그러겠어요?

    ◇ 김현정> 뒤늦게 우리 법원이 한 쪽이 무죄니까 한 쪽이 유죄. 즉 미국으로 간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확정을 하고, 패터슨을 잡아와야 되는데. 잡아오기로 하고 나서도 참 오래 걸렸지 않습니까?

    ◆ 이복수> 오래 걸렸죠. 우리가 탄원서 2006년도까지 내고 그랬는데도 소재파악 중이다, 미국에서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런 식으로 답변이 오고 고비 고비 힘든 고비를 만날 넘기게 해요, 이렇게.

    ◇ 김현정> 이번에 미국 법원의 소환결정 소식 듣고는 기뻐할 힘도 없으시겠어요, 너무 오래 걸려서.

    ◆ 이복수> 또 언제 오나 또 걱정이 돼요, 이렇게.

    ◇ 김현정> 그러니까요. 지금 패터슨은 한국으로 데려가라고 미국 법정에서 판결이 났지만 그게 바로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요?

    ◆ 이복수> 글쎄, 그렇다고 얘기를 해요.

    ◇ 김현정> 패터슨 측이 항소를 하게 되면 이게 또 1년이고 2년이고 늘어질 수 있는 상황, 2심, 3심 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 이복수> 2심, 3심을 가더라도 한국으로 와서 받고 사람 죽였으니까 그 처벌을 받아야 돼요.

    ◇ 김현정> 받아야죠, 받아야죠.

    ◆ 이복수> 나는 그냥 사형을 주고 싶죠. 걔가 받았으면 좋겠는데. 무기징역까지라도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한국에 오면 이제 재판장에서 패터슨을 직접 보실 텐데.

    ◆ 이복수> 보죠. 살이 벌벌 떨리죠, 이제.

    ◇ 김현정> 가슴 속에 15년 동안 쌓아둔, 삭혀둔 뭔가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거예요. 무슨 말씀 제일 먼저 하고 싶으세요?

    ◆ 이복수> 할 말은 많은데,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 놈들한테. 사람도 아니고, 그것들은. 그 놈이 정직하게 얘기할까요? 왜 그랬냐 하면 내가 뭐 했다, 그러겠어요? 나는 안 했다고 이제 지금도 그러겠죠.

    ◇ 김현정> 난 안 했다고 또 그러겠죠.

    ◆ 이복수> 네. 그런 게 더 화가 나고 열이 나고.

    ◇ 김현정> 15년, 아들이 만약 살아 있었으면 지금 몇 살 되는 거죠, 어머님?

    ◆ 이복수> 살아 있으면 39이죠. 걔가 진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앞이 촉망했는데 그런 놈들한테 그렇게 죽으니까 너무 억울하고 불쌍해요.

    ◇ 김현정> 지금도 눈 감으면 떠오르는 아들의 모습이 있습니까, 어떤 특별한 모습?

    ◆ 이복수> 그럼요. 지금도 이렇게 아직 이사를 안 가고, 아버지는 이사 가자고 그랬는데 나는 그래도 중필이 하고 산 게 있어서 저녁 되면 학교 다녀왔습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꼭 대학교를 가도 인사를 했어요, 걔는. 그런 생각이 만날 나고.

    ◇ 김현정> 저희도 너무나 마음이 아프네요. 이번 기회에 범인이 제대로 잡혀서 제대로 재판 받고 처벌 받기를 저희 국민들 모두 관심 가지고 끝까지 보겠습니다.

    ◆ 이복수> 국민들이 좀 관심 갖고 언론에서 많이 힘 좀 써주시고요. 우리나라 법원이 이번에는 두 번 실수 안 하고 꼭 그 놈 그냥 처벌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어머님 힘내시고요. 저희 응원 많이 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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