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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버림받을까?" 70대 피랍사망에 比 교민 술렁



사회 일반

    "우리도 버림받을까?" 70대 피랍사망에 比 교민 술렁


    -민다나오섬, 필리핀 주민도 꺼려
    -자원많다고 무모한 도전은 삼가야
    -테러조직, 정규군 수준의 무기갖춰
    -현지 한국 공권력? 조언 수준 그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동활 (필리핀 112 대표)

    지난 1월 필리핀 민다나오섬에서 70대 한국인 남성이 납치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10개월 만인 지난 일요일, 숨진 채 발견이 됐습니다. 이 남성은 아들 집을 방문했다가 괴한들에게 납치가 된 건데요. 지난 10개월 동안 우리 정부는 피해자 가족과 함께 석방 교섭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진척이 없었고, 결국은 사망한 채 발견이 된 거죠. 이 사건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 것인지 또 왜 필리핀에서 이런 사건들이 계속 벌어지는 건지, 짚어봐야겠습니다. 필리핀에서 19년간 살아온 교민 한 분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죠. 필리핀 마닐라의 이동활 씨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동활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이동활>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필리핀에서 사건이 또 터졌습니다. 이 남성, 어떻게 그 섬까지 들어가게 된 건가요?

    ◆ 이동활> 아들이 그쪽에 사시는 데 그쪽에 방문했다가 집에서 무장괴한들한테 납치돼서 지난 올 1월부터 10개월간 감금돼 있다가 이렇게 이번에 변사체로 발견이 되셨습니다. 저희들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남성이 필리핀의 다른 지역에서 사는 교민이었는데 아들이 사업하고 있는 그 섬으로 방문차 갔던 거였군요.

    ◆ 이동활> 일단 그 지역인 민다나오 지역은 필리핀 사람들도 위험지역이라고 해서 잘 가지 않는 지역인데요. 마닐라에서는 비행기로 1시간 40분 이상 가야 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여기서도 동떨어진, 그런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쩌다가 아들은 거기에서 사업을 하게 된 거고, 이 70대 노인 분은 어떻게 하다가 그렇게 되신 겁니까?

    ◆ 이동활> 아들 되시는 분이 어떤 사업을 하시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이 안 됐지만 그쪽이 필리핀 내에 아직 미개발 지역이라서 광물이라든가 수자원 등이 풍부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사업적으로 그쪽에 도전하러 가시는 분, 블루오션이라고 해서 남들이 가지 않는 부분에서 뭔가 찾으시는 분들이 그런 쪽에 무모하게 가시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납치를 한 조직이 ‘아부 사야프’라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조직인가요?

    ◆ 이동활> 계속적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던 무슬림 반군들인데요. 민다나오 지역이 거의 무슬림 지역입니다. 그러니까 자체 독립을, 국가독립을 인정을 해 달라고 하는 종교단체이고 테러집단이지요.

    ◇ 김현정> 그렇군요. IS와 연결돼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던데 그런 조직이라는 얘기인가요?

    ◆ 이동활> 그렇습니다. 한창 IS조직이 빈 라덴이라든가 이런 조직이 활성화돼 있을 때 그 쪽에서 무기라든가 지원을 많이 받은 걸로 알려져 있고요. 필리핀 쪽에서도 테러 집단들이 그쪽 지역에 들어올 때 뉴스라든가 수배라든가 이런 것을 해서 거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렸습니다. 거기에 대한 테러집단들에 대해서 공항 출입이라든지 배로 들어오는 것 자체를 필리핀 지역에서도 엄청 경계를 했습니다.

    그리고 정규군 못지않게 화력을 갖추고 있고, 미국이라든지 필리핀 정부에서 같이 합동으로 그 집단들을 소탕작전을 하다가 시가전까지 벌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요. 또 보복을 하면서 마닐라라든가 이런 큰 도시의 백화점이라든지 이런 데에 폭탄 테러를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필리핀 정부에서도 쉽게 그쪽을 집중적으로 공격을 못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그쪽에서는 계속 납치라든가 이런 게 진행이 되어 왔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오합지졸 같은 단체가 아니라 정규군하고 똑같은 무기를 가지고 있는, 지금까지 59명을 납치해서 몸값으로 69억 원 이상을 받아낸 이런 조직한테 납치가 된 거예요. 납치가 되자마자 우리 외교부와는 긴밀하게 연계가 돼서 대응이 들어간 겁니까?

    ◆ 이동활> 납치된 사실은 현지 교민들이 그 당시에 알고 있었는데. 그 이후에 어떻게 협상이 진행되는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엠바고가 걸리는 바람에 교민들도 잘 몰랐습니다. 이런 엠바고가 안 걸렸고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다면.. 몸값이라는 게 한 개인한테 100억이라는 돈을 받기는 그러지 않습니까? 정부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그런 큰 금액이 걸리는 거지.

    (사진=SBS 제공)

     

    ◇ 김현정> 정리를 좀 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몸값을 100억 요구하는 전화가 걸려왔고. 납치가 됐다는 사실을 교민들은 당연히 소문으로 알고 계셨지만 그 이후엔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 알 수가 없었고요.

    한국정부에도 협상 중에는 이걸 알리지 말라는 엠바고가 걸렸기 때문에 우리들도 알 수가 없는 이런 상황이었던 건데. 그런데 결과적으로 협상에 실패하고 교민은 숨지고, 이런 것 아닙니까? 현지에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세요? 이번 협상, 이번 진행과정에 대해서.

    ◆ 이동활> 저희들이 봤을 때는 10개월 동안 나이드신 분이 생지옥같은 곳에 계셨는데. 과연 저희들도 그런 경우를 당할 수 있는데 우리도 이렇게 외국에 나와서 다 버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죠.

    ◇ 김현정> 외교부에서는 테러집단에 대한 협상이었다. 돈을 원하는 대로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끝까지 최대한 돈을 안 주는 방법 안에서, 그러니까 돈을 안 주는 테두리에서 해결을 해 보려고 노력한 거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동활> 예를 들어서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많이 나가 있는데요. 납치만 된다면 돈을 한국 정부에서 준다는 사례를 남기기 싫어서 외교부에서 그런 쪽으로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알고 있지만요. 가족들한테 협상을 맡겼다는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러면 이런 사건을 개인한테 떠넘겼는지. 아니면 정부가 끝까지 살리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 저희들도 궁금합니다.

    ◇ 김현정> 교민들은 상당히 불안해하고 계시는 거군요. 이런 일이 또 벌어질 수 있는데 그러면 한국 정부는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요.

    ◆ 이동활>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민심이 좀 필리핀의 교민들 민심이 좀 흉흉하다는 게 느껴지는데. 그나저나 이번 사건이 필리핀에서 벌써 몇 번째 벌어진 거죠, 올해 들어서?

    ◆ 이동활> 올해 들어서 한국인 피해사건은 10건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올해 들어서만 10건.

    ◆ 이동활> 중국 사람들한테 조언을 구해보면 중국 사람들은 이런 사건이 생겼을 때 필리핀 현지 방송에 아주 강하게 어필을 해서, 사건 해결 의지를 되게 강하게 어필을 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사건이라면 누가됐든 끝까지 추적해서 범인을 잡겠다는 의지가 필요한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국에 있는 교민들이 피살이 되거나 어떤 사건이 났을 때는 간단하게 소개되고 맙니다.

    ◇ 김현정> 왜 그럴까요, 그건?

    ◆ 이동활> 그만큼 한국 정부라든가 한국 경찰력에서 강하게, 어필을 아직 못하고 있는 것이죠.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는 있겠지만 필리핀 언론이라든가 이런 것을 통해서 한국 정부가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고, 이런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런 사건이 있을 때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이런 어필이 약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상대적으로 중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이 피해를 당했을 때는 더 소소하게 다뤄지는 것, 이것도 화가 난다는 말씀이세요?

    ◆ 이동활> 그렇죠. 만약에 필리핀 현지 경찰이 교민 사건에 대해서 강하게 끝까지 쫓아가서 끝까지 해결을 하겠다, 이런 노력과 의지를 보인다면 앞으로 이런 사건은 점점 줄어들겠죠. 강한 의지를 현지인들을 통해서 어필을 한다면요.

    ◇ 김현정> 그런데 올해 들어서 유난한 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계속 필리핀에서 이런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때도 인터뷰를 했었는데 '코리안 데스크라는 것도 만들고 우리가 아주 강하게 대처를 하겠다'라고 경찰에서 그런 입장도 내놓았거든요. 그런데 왜 달라지는 게 없는 거죠?

    ◆ 이동활> 필리핀에서 일어나는 범죄 부분에 대해서는 현지법을 따라야 된다고 해서 '현지 경찰서에 신고를 해라', '또 현지에서 변호사를 구해라.'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일을 현지에서 해결하려다 보니까 한국 공권력이 큰 의미가 없는 거죠. 그리고 사법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필리핀 현지에서 공조하는 역할밖에 없고요. 코리안 데스크라든지 한국 경찰과 영사들이 할 수 할 수 있는 일들이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피해자가 있으면 '필리핀 경찰에 신고하십시오, 아니면 변호사를 구하십시오.' 이렇게 밖에 해 줄 수 있는 게 없지 않습니까? 여기에 나와 있는 우리나라의 공권력들이요.

    ◇ 김현정> 조언을 해 주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말이네요. 그러니까 결국은 어떤 수사권을 가지고 수사를 할 수도 없는 상황.

    ◆ 이동활> 조언해 주는 역할 이상, 이하도 못합니다.

    ◇ 김현정> 그저 안내하는 안내 데스크 정도 역할밖에 못하고 있으니까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가장 시급한 대응책은 그러면 뭐라고 보십니까?

    ◆ 이동활> 여기에 나와 있는 대사관이나 코리안 데스크가 파출소 역할을 해 준다면. 한국인의 문제는 이쪽에서 접수를 받아서 한국의 법하고 같이 엮어만 준다면 이 나라 범죄는 줄어듭니다. 한국인들 간의 피해 사례가 줄고, 교민들 사이에서도 한국 공권력에 대한 믿음도 가고. 그런데 그 모든 걸 필리핀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필리핀 경찰이라든가 필리핀 쪽에서 고소고발을 하고 자기 보호를 받아야 되니까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 김현정> 교민들이 불안해합니다.{RELNEWS:right}

    ◆ 이동활> 그것만 되면 전부다 한국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을 사주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 부분도 다 줄어든다고 보셔야 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70대 남성이 IS연계 조직으로 추정이 되는 그런 조직에 납치돼서 살해한 사건까지 벌어져서 교민사회가 상당히 술렁이고 있다는 이야기, 정부가 가볍게 들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동활> 네.

    ◇ 김현정> 필리핀 마닐라에서 19년 간 사신 교민이세요. 이동활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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