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가 현실화되면서 이에 수반되는 막대한 재정부담 등 후폭풍이 일본을 강타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2011년 동일본대지진의 완전 회복과 국가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모든 국가 역량을 동원하고 있던 터여서 올림픽 연기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NHK는 도쿄올림픽 연기로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조엔(약 22조5천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도쿄올림픽 특수 효과가 올해 사라지게 됐다고 일본의 민간 연구기관들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올림픽 특수가 내년으로 이월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올림픽 연기에 따라 추가되는 비용이 막대하다는 점이다. 스포츠 경제학 등을 전문으로 하는 간사이(關西)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宮本勝浩)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손실을 6천억엔 대로 추산했다.
경기장과 선수촌 유지·관리비, 각 경기 단체의 예산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합산할 경우 6천408억엔(약 7조2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직후 분양될 예정이었던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도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23동에 5천600채에 달하는 선수촌 아파트는 2023년부터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올림픽 연기로 입주 지연이 불가피해져 입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질 수 있다. 올림픽 연기에 따른 숙박시설들의 대량 예약 취소도 불가피해졌다.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사진=연합뉴스)
도쿄도가 올림픽 경기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시설 임차료도 만만치 않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올림픽 시설 임차료만 530억엔에 달하는데 올림픽 연기로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재계약하거나, 내년까지 계속 빌리거나 모두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림픽 연기에 따른 대회 조직위 인력 3천500명의 인건비 40억여 엔도 추가돼야 할 비용이다.
도쿄도와 대회 조직위는 예상외 지출에 대비해 270억엔을 예비비로 책정했지만 올림픽 연기라는 예측 못한 사태를 수습하는데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다만 올림픽 연기에도 불구하고 후원 기업들이 그대로 후원사로 남기로 했다는 소식은 일본에게 몇 안되는 희소식 중 하나다. 로이터 통신은 올림픽 연기 발표 직후 도쿄 올림픽 3대 후원 기업인 코카콜라, 프록터앤드갬블, 인텔이 지속적으로 후원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