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취임 후 첫 영수회담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했고, 이 대표 역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표는 회담에 앞서 직접 준비해온 A4용지를 꺼내 15분 간 모두 발언을 했다.
윤 대통령은 남색 정장에 자주색 계열 넥타이 차림으로 이날 오후 2시쯤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이 대표를 맞이했다. 이 대표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안내로 집무실에 도착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선거운동 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을 텐데, 다들 건강은 회복하셨나"라고 안부를 물었고, 검은색 정장에 남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표는 "고맙다. 아직 많이 피로하다"고 화답했다. 양측은 인사를 마친 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중심에 두고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저희가 (대선) 후보 때 행사, TV토론 때 뵀고, 당선 축하 전화도 해주시고, 국회에 가서 한두 차례 뵀고, 오늘 이렇게 용산에 오셔서 여러 가지 얘기 나누게 돼 반갑고 기쁘다"며 "편하게 여러 가지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하시라"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날씨 얘기를 꺼내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님과 만나는 걸 우리 국민이 다 고대하셨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날씨를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정장 안쪽 주머니에서 A4용지를 꺼내 "대통령님께 드릴 말씀을 써 왔다"며 민생회복지원금 수용을 비롯한 여러 현안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했다. 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과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검법'(채상병 특검) 및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하라고 직접 요구했다.
의정 갈등에 대해선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며 간간이 고개를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평소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갔다. 차담 형식으로 진행된 회담에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