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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도 '억'소리나게 '뚝'…똘똘한 한 채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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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강남도 '억'소리나게 '뚝'…똘똘한 한 채 '옛말'

    핵심요약

    강남 핵심 입지 도곡렉슬 50평도 7억원 뚝…34평도 4억 떨어져 거래
    강북 인기 단지 '마래푸' 24평도 2억 떨어진 매물 쌓이는 중
    "매수 대기자 있어도 자기 집 못 팔면 못 사"…"'똘똘한 한 채'라고 홀로 못 올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똘똘한 한 채' 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핵심 입지에서도 직전 최고가보다 수억원이 떨어진 매매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는 "장기적으로는 핵심 입지 부동산이 '우상향'할지 모르겠지만 최근 '거래종말' 분위기 속 '똘똘한 한 채'라고 독야청청 오를 수 만은 없다"며 "인기 지역도 최근 실거래가보다 10~20%가 조정된 '초급매'가 아니면 매수자들이 붙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강남 중 강남' 도곡도 거래 종말…"집주인들 '강남불패' 믿지만 강남만 홀로 못 올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경. 김수영 기자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경. 김수영 기자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134㎡는 8월 2일 42억 3천만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5월 같은 평형에서 기록한 신고가인 49억 4천만 원보다 7억원 이상 낮은 가격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해당 거래는 가족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아닌 중개거래다.

    주택 매수 희망자들에게 선호도가 높아 이른바 '국민형평'으로 불리는 전용 84㎡도 최근 28억원에 손바뀜 됐다. 아직 실거래가에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같은 평형에서 기록한 신고가인 32억원보다 4억원이 떨어진 가격이다.

    도곡동은 강남 내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서울 핵심 입지로 거래 한파 속에서도 강남구 내 거래량 상위권을 다투는 지역이다. 특히 도곡렉슬은 도곡동은 물론 대치동 등 인근 지역을 통틀어 손꼽히는 3002세대 대단지인데다 강남을 대표하는 학교는 물론 대치동 학원가와도 가까워 학군 수요가 높다. 여기에 한티역과 붙어있는 초역세권 단지에 직주 근접은 물론 매봉산을 끼고 있어 '다 갖춘 단지'라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곳 역시 '초급매'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분위기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도곡렉슬은 1년에 적게는 150건, 많게는 300건 정도 거래가 이뤄지는 단지인데 지난해에는 45건, 올해는 직거래를 제외하고 아직 실거래가 신고되지 않은 거래를 포함해 단 6건이 거래가 이뤄졌으니 '거래가 끊어졌다'는 말이 비유적인 표현이 아닌 상황"이라며 "매도자들은 마지막 실거래 가격을 기대하지만 그 시세는 매수자와 '갭(기대 금액 차이)'이 너무 커서 거래가 쉽지 않고 최근 실거래가보다 10~20%는 낮은 아주 급매여야만 그나마 매수자가 움직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집주인들은 '강남불패'를 믿는 눈치지만 지금은 '매수자 우위시장'이기때문에 최근 실거래가보다 크게 낮지 않으면 매수자들이 붙지 않고 거래 빙하기 속 강남만 '독야청청' 오를수 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준강남' 잠실·강동도 '강북 인기지역' 마포도 초급매만 매수자 관심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경. 김수영 기자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경. 김수영 기자
    '준강남'으로 꼽히는 송파구와 강동구, '강북 내 강남'으로 분류되는 마포에서도 직전 최고가보다 수억원 떨어진 거래와 매물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앞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27억 원에 거래됐지만 7월에는 4억 5천만 원이 떨어진 22억 5천만 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도 4월 19억 8천만 원에 전용 84㎡가 거래됐지만 이달 6일에는 14억 8천만 원으로 5억 원이 떨어졌다.

    강남과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내 주요 업무 지구 접근성이 뛰어나고 '뉴타운' 등의 영향으로 신흥 부촌으로 자리잡은 마포 역시 부동산 한파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3885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해 1월 16억5천만원에 손바뀜됐지만 현재 최저가 매물은 14억원대로 2억원이 떨어졌다. 전용 84㎡의 매매 호가는 18억원대이지만 마래푸와 길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1910세대)의 같은 평형이 16억원대로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마래푸 역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기존 주택을 팔고 갈아타기 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기준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더해져 실수요자들도 자기 집을 팔지 못하니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며 "다만 집값 상승기 마래푸는 손바뀜이 많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물이 많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올해 말 1419세대 규모의 '마포더클래시'가 입주하면 지역 전세가가 다시 한 번 출렁이면서 매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거래 실종' 속 초급매 위주 거래…급매가 시세 될 가능성

    서울 집값 하락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서울 내 인기 지역의 인기 단지에서도 가격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 실종' 상황 속 초급매만 간헐적으로 매매 계약이 체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090건 △2월 820건 △3월 1430건 △4월 1755건 △5월 1748건 △6월 1079건 △7월 639건 △8월 295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연합뉴스29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9%) 대비 0.11% 떨어지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9년 3월 1주(-0.11%)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강남3구에서는 잠실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송파구(-0.07%→-0.10%)가 하락폭을 키웠고, 상승세를 오래 유지했던 서초구(-0.01%→-0.02%)도 전주보다 하락폭을 확대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등 전국에서 시세 총액이 가장 높은 상위 50개 단지, 이른바 대장주 단지 역시 매매가격이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이달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0.72% 하락하며 2020년 4월(-0.91%)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국 아파트 중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가격을 지수화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 관계자와 전문가 모두 당분간 서울 집값 조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나 결혼이나 상속 등으로 일정 기간 안에 꼭 팔아야 하는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시장 관망세가 더 짙어지고 '사연 있는 매물'을 중심으로 한 '초급매' 가격이 시세가 되면 이후 거래는 조정된 가격을 기준으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방 빅데이터랩 함영진 랩장은 "기준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관련 이자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지역 주택은 가격 고점 인식과 전반적인 경기 둔화 리스크(위험)까지 반영되면서 거래 관망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거래 시장 위축과 함께 가격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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