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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車 이어 바이오까지…韓 뒤통수 연이어 때리는 美



기업/산업

    전기車 이어 바이오까지…韓 뒤통수 연이어 때리는 美

    핵심요약

    美 바이든 대통령, 바이오 분야도 '미국 내 생산' 행정명령 서명
    구체화될 경우 한국산 바이오 제품 불이익 가능성
    위탁생산 비중 90%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영향 예의 주시'
    전문가 "정부 외교력 발휘해 미국과 협상해야" 조언

    북미 오토쇼에서 전시 차량에 탑승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북미 오토쇼에서 전시 차량에 탑승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한창 창궐해 전 세계적으로 백신 부족 현상을 빚던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핵심은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위탁생산 능력을 접목해 백신 공급난을 해소한다는 것. 정상회담 이후 한국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이같은 담대한 구상은 미국의 '변심'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기술, 한국=생산'이라는 분업 체계 대신 기술과 생산도 모두 미국이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생명 공학 및 제조' 회의를 열고 바이오 산업의 국내 투자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미국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생명 공학 및 제조' 회의를 열고 바이오 산업의 국내 투자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주요 내용은 바이오 분야 공급망을 미국 내에 강력하게 구축해 해외 공급망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이를 의약품뿐 아니라 연료, 화학제품, 재료 등 '바이오 경제'로까지 확장시킨다는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미국이 '바이오 기술'에 있어서는 앞서 나가고 있지만 '바이오 제조'에서는 해외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어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또한 바이오 분야가 단지 의약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와 재료, 식량 분야까지 확장되면서 '바이오 제조'가 2030년 30조 달러에 이르는 '황금알'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이오 시장' 2위인 중국이 지난 5월 처음으로 '바이오 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도 미국으로 하여금 조바심을 내게 했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바이오 분야에서도 '미국 내 생산'을 강조하면서 전기 자동차 사례처럼 한국산 바이오 제품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특히 매출에서 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 비중이 높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걱정이 깊다. 삼바는 지난해 매출 1조 5680억 원 가운데 위탁생산으로 거둔 매출이 1조 4420억 원으로 무려 92%를 차지한다.
     
    지난해 10월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열린 모더나 백신 출하식에서 백신 수송 차량이 이동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지난해 10월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열린 모더나 백신 출하식에서 백신 수송 차량이 이동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삼바 관계자는 "행정명령의 내용이 구체화되지 않아 영향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해외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미국으로 집중한다면 해외 생산 물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국이 모든 물량을 국내에서 소화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 물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 물량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현재로서는 판단할 수 없다"며 "예의 주시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추후에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만큼 필요하면 현지 투자도 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 9290억 원 중 위탁생산 매출은 28% 정도로, 삼바보다는 크게 낮다.
     
    셀트리온은 영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항체 치료제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위탁생산 분야 사업 비중이 매우 작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그룹에 유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내 직접 생산시설 확보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은 전기 자동차와 같은 불이익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미국과 적극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내 생산을 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며 "정치력과 외교력을 발휘해 미국에서 진행되는 논의에 깊숙하게 들어가 우리의 활동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지금은 의약품이 중심이지만 조금 더 가면 환경, 에너지 등 모든 바이오 경제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산업계와 함께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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